2010년 기성용의 아버지 기영옥 광주시축구협회장은 "성용이가 몸싸움을 싫어한다. 과감하게 붙어주면 유럽에서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당시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해 유럽 무대에 적응하고 있는 단계였다. 그리고 4년이 지났다. 기성용은 3일(한국시간) 리버티 경기장에서열린 2014-20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에서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을 상대로 결승골을 꽂았다. 그동안 기성용이 보여주던 골과는 사뭇 달랐다. 후반 33분 기성용은 치네둠 오누오하(28)를 따돌리고 반 박자 빠른 왼발 슛을 연결했다. 나이지리아 국가대표 수비수였던 오누오하는 기성용의 돌파에 무너졌다. 이날 선방을 이어오던 로버트 그린(34)도 예상치못한 기성용의 슛에 실점을 허용했다.
그동안 기성용은 아웃파이터였다. 그동안 기성용은 프로 데뷔 후 총 27골을 넣었다. 대부분의 득점은 페널티박스 바깥쪽에서 나왔다. 호쾌한 중거리 슛이 많았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넣었더라도 상대 수비 압박이 덜했다. QPR전에서처럼 상대 수비를 개인기로 따돌리고 넣는 것은 그의 역할이 아니었다. 그랬던 기성용이 지난 시즌부터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 지난 시즌 헤딩골을 넣으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올 시즌에는 더 강해졌다. 기록에서도 차이가 또렷하다. 유럽 축구통계 전문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을 보면, 2013-2014시즌 선덜랜드에서 기성용은 경기당 0.6개의 제공권 싸움을 이겼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평균 2.3개를 따내고 있다.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가로채기도 0.8개에서 3.1개로 늘었고, 걷어내기도 0.8개에서 3.4개를 기록 중이다. 기성용은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전반전 경기를 잘했지만 득점을 하지 못했다. 후반에 집중력을 발휘해 득점할 수 있었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