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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시들 '패딩', 기습한파 덕 볼까?
추운 날씨가 반가운 곳이 있다. 바로 패딩 업계.
겨울 초입이었던 지난달 기온이 예년보다 따뜻해 겨울 패션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패딩 판매가 부진해 유통업계가 연간 실적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로 한숨(?)을 쓸어내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지난달 패딩 등 아웃도어의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5% 줄었다. 현대백화점도 패딩 등 같은 기간 아우터 매출이 3.4% 낮아졌고, 갤러리아백화점도 5% 감소했다.
지난달 날씨가 초겨울답지 않게 예년보다 3.5도(서울 기준) 높아지는 등 이례적으로 따뜻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패션 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6.2%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통업계는 예년보다 패딩 신제품 할인행사 시작을 3주 정도 앞당겼다. 특히 올해는 패딩 재고처리에 골머리를 앓는 의류업체들이 앞 다퉈 행사 참여를 요청할 정도다.
이에 주요 백화점들은 겨울 정기세일 마지막 주말인 이달 5~7일 패딩 행사를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잠실점·에비뉴엘월드타워점·부산본점 등 4개 점포는 몽클레르와 캐나다구스를 포함해 9개 브랜드 패딩을 10∼30%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도 본점과 강남점 등에서 유명 브랜드 패딩 상품을 최대 80% 저렴하게 선보인다.
대형마트들도 패딩행사에 총력전을 펼친다. 사전기획과 병행수입 등으로 가격 거품을 뺀 것은 물론 아예 한 달 내내 패딩 할인행사를 열고, 창고 방출 행사시기를 한 달 정도 앞당기면서까지 필사적이다.
홈플러스는 국내 바바패션, 대현 등에 패딩을 아웃소싱하고 있는 여성의류 전문기업 ‘리진’과 공동 기획한 '마리&어스'(Marey&us) 패딩 1만장을 12월 한 달간 10만~20만원에 한정 판매한다.
롯데마트도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을 통해 병행수입한 캐나다 구스 패딩 500여장과 무스너클 패딩 200여장 등 모두 800여장의 프리미엄 패딩을 할인 판매한다. 캐나다 구스 익스페디션은 80만90000원, 무스너클 스틸팅은 85만원, 노비스 야테시는 97만원에 선보인다. 이마트는 이달 10일까지 창고 대방출 행사를 열고 데이즈 구스다운점퍼를 4만원 할인한 9만9000원에 판매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의류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신규물량을 10~20% 줄였지만 지난달 따뜻한 날씨와 블랙프라이데이 등 해외직구 열풍으로 매출 부진이 심각하다"며 "이번 주 기습한파 덕분에 부진을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