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의 신인 최봉진(22)의 표정은 비장했다. 그는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신인선수선발 드래프트장에 찾았다. 중앙대를 졸업한 골키퍼 최봉진은 자유계약으로 경남에 입단했다. 계약을 추진할 당시 경남은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소속이었지만, 지난 6일 끝난 광주FC와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패하며 K리그 챌린지(2부 리그)로 강등됐다. 최봉진은 "클래식이나 챌린지나 상관 없었다. 경쟁을 해보고 싶은 마음 뿐이다"고 했다.
최봉진은 17세 이하 대표팀에도 뽑힐 정도록 촉망받는 선수였다. 손흥민(레버쿠젠)과 김민혁(사간 도스)·김진수(이상 22·호펜하임)와 함께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최봉진은 당시 갈비뼈 골절로 주전으로 뛰진 못했지만 팀의 8강행을 함께 했다. 중앙대에 진학해 주전으로 활약한 그는 U리그 정상급 골키퍼로 꼽혔다. 그러나 최봉진의 꿈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경남이 강등되자 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이자 경남 구단주는 "내부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단을 해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프로선수의 꿈을 키워왔던 최봉진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였다. 최봉진은 "구단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애써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홍준표 지사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최봉진은 "해체는 안 됩니다. 저희 꿈을 꺾지 말아주세요"라며 "믿고 맡겨주시면 팀이 승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비장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