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내년 선수 연봉 총액이 대폭 인상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구단 역사상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나성범의 내년 연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S포토
NC 나성범은 9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총 321표 가운데 216표(67.3%)를 얻으며, 14명의 후보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득표로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자신의 첫 황금장갑이자, NC 구단 역사상 최초 골든글러브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수상 후 만난 나성범은 "나 혼자서는 절대 해낼 수 없는 일"이라며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 '투수→타자' 김경문 NC 감독의 한 수
나성범은 연세대 재학시절 전도 유망한 왼손 투수였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2012년 NC에 입단한 그에게 타자 전향을 권유했다. 나성범은 "감독님께서 타자로 바꿔주신 것이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가장 큰 이유"이라며 "학창시절 투수로 시상식 무대에 서는 꿈을 꾼 적은 있다. 그러나 타자로 전향한 뒤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아서 생각도 하지 않았다. 올해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면서 주위에서 수상 가능성을 이야기하더라. 그러나 크게 신경은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타자 전향을 권유한 건 나성범이 강타자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나성범의 좋은 체격조건과 타격 재능, 빠른 발을 눈여겨 봤다. 나성범이 대학시절 어깨부상을 당해 구위가 다소 떨어진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 이종욱·이호준 등 선배의 조언
나성범은 수상 후 공식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항상 도움을 주신 이종욱 선배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종욱을 콕 집은 이유에 대해서 "외야수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타구 판단이나 포구 등 수비의 기초적인 것부터 선배님이 가지고 계신 노하우까지 많은 걸 가르쳐주셨다"고 했다. 이어 "이종욱 선배님 뿐만 아니라 이호준 선배님, 김종호 선배님 등 여러 선배들의 많은 도움을 줬다. 수상소감에서 다 말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NC는 올 시즌 수비 강화를 위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베테랑 외야수 이종욱을 영입했다. 김 감독은 단순히 수비력 강화를 넘어 젋은 선수들에게 롤모델이 되기를 희망했다. 이종욱은 외야를 이끌면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건 당연했다. 김 감독은 내년 시즌 이종욱에게 주장 자리를 맡겼다.
◇ 9구단 NC
나성범은 "내가 NC라는 팀에 있지 않았다면, 이런 좋은 결과를 얻었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9구단 NC의 창단 멤버로 프로에 입문한 나성범은 신인 시절부터 기회를 잡았다. 퓨처스리그에서 차곡차곡 실력을 쌓은 그는 지난해 프로에 데뷔해 시즌 초반 손바닥 부상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꾸준히 출장을 하면서 경험을 쌓은 것이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그리고 올해 제대로 폭발했다. 올 시즌 123경기에서 타율 0.329·30홈런·101타점·88득점을 기록했다. 안타와 타점 부문에서 리그 5위에 올랐고, 거포의 상징인 30홈런-100타점 고지를 밟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군에서의 '2년차 징크스'가 무색할 정도였다. 나성범은 "지난해 초 부상으로 구단의 최초 기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웠다. 그러나 오늘 구단 역사상 첫 골든글러브를 받아서 정말 기쁘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