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품귀 현상의 여파가 일본에까지 미치고 있다. 허니버터칩과 비슷한 컨셉트의 일본 스낵 '행복버터칩(시아와세버터)'이 현지 보다 약 4배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다. 허니버터칩이 품귀 현상을 일자 그 대체재로 일본산 스낵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중고사이트 등에서 고가에 팔리고 있다.
지난 6일 중고 사이트 '중고나라'에는 '허니버터칩의 원조 행복한버터(시아와세버터) 팝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판매자는 '허니버터칩의 원조 행복한 버터다. 한국에서는 물량이 부족해서 구하지 못하고 계시다고 들었다. 저는 일본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자주 먹는다. 맛도 거의 똑같고 질소걱정도 없고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여러분도 한번 드셔보세요'라고 권했다.
이 판매자가 제시한 가격은 1봉지(111g) 당 7000원(국제배송비 포함+한국내 배송비)이다. 일본 편의점에서 같은 제품이 200엔(1851원)에 팔리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약 3.78배 비싸다. 대량구매할 경우 가격은 1박스(12봉지) 당 6만원(국제배송비 3만원 포함가격)이다.
일본 먹거리 대표 쇼핑몰인 '재팬스토어'에서는 '행복버터칩(58g)'이 1봉지 당 21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쇼핑몰은 '한국 허니버터칩의 원조라고 알려져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본 제품은 한국 제품과 100% 동일한 제품은 아니며 일본 가루비에서 출시되는 인기 시리즈이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은 기간 한정으로 지난 8일부터 내년 3월까지만 판매된다.
행복버터칩은 허니버터칩이 아이디어를 얻은 제품이다. 가루비 홈페이지에 따르면, 행복버터칩은 버터·벌꿀·파슬리·마스카포네 치즈 등 4가지 재료를 바탕으로 짠맛과 단맛이 은은하게 어우러진 감자칩이다. 2012년과 지난해 기간 한정으로 판매된 적 있으며 지난 8일부터 또 다시 발매됐다. 컨셉트가 허니버터칩과 비슷하고 허니버터칩 역시 해태제과와 가루비사의 합작사인 해태가루비에서 생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표절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허니버터칩이 가루비 행복버터칩의 로컬라이징버전이라는 것. 두 제품을 모두 먹어본 한 블로거는 "맛을 봤더니 거의 똑같았다"며 "단지 허니버터칩은 좀 더 달고 행복버터칩은 좀 더 짜다는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이 행복버터칩과는 별개로 2년에 걸친 해태의 독자적인 개발로 탄생한 제품이라고 주장한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을 개발할 때 전세계 감자칩 200여종을 분석했는데 행복버터칩도 그 중 하나로, 짠맛 일색이 아니라 단맛을 가미한 제품도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은 정도"라고 말했다. 허니버터칩은 일본 가루비의 행복버터칩과 해태 신당동떡볶이를 벤치마킹해 달콤한 맛과 고소한 맛을 잘 배합한 제품이라는 것. 이 관계자는 "가루비의 행복버터칩은 버터맛이 강하고 MSG를 사용해 감칠맛이 많이 난다. '허니버터칩은' MSG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짭짤한 맛과 단 맛, 고소한 맛을 동시에 내느라 개발 과정이 2년 가까이 걸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