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한화의 FA(프리 에이전트) 보상선수 논란이 프로야구판을 한 바탕 휩쓸고 지나갔다. 두 구단 모두 "정현석의 심리적 안정이 최우선이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으나 주장은 서로 엇갈렸다. 삼성은 정현석의 수술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지 않았다고 강조한 반면 한화는 보상선수 지명 과정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화는 협정서 교환 이전에 정현석의 병명과 수술 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했다. 구단 관계자는 "보상선수 발표일(15일) 오후 5시쯤 삼성 관계자가 먼저 우리에게 연락을 해 정현석 지명 사실을 알렸다. 우리는 정현석이 위암 초기이며, 수술과 재활 기간까지 설명했다. 이후 삼성이 오후 5시45분쯤 양수양도 계약서를 보내왔다. 삼성이 모든 것을 수용하고 지명을 선택한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와서 이걸 문제 삼는 것에 대해 이해가 안 간다"며 "특히 트레이드가 아닌 보상선수라는 점에서 해석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반면 삼성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구단 관계자는 "정현석의 지명 사실을 한화 구단에 먼저 알렸다. 이후 정현석과의 통화에서 직접 수술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한화 구단에 문의를 해 이를 확인 받았다"는 주장이다. 한화 구단에서 정현석의 몸 상태를 먼저 얘기한 것이 아니라, 구단과 선수 본인간 통화에서 이를 파악한 만큼 재지명이 가능하는지를 KBO에 문의했다는 것이다. 삼성은 "정현석의 몸 상태를 알았다면 협정서 교환 이전에 지명과 관련해 연락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화로부터 정현석의 수술 여부를 파악한 뒤 협정서를 주고 받은 점은 다소 석연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좀더 세밀한 규정 마련이라는 숙제를 안았다. 현행 규정에 명기된 '중환'이나 '경기에 출장하기가 어렵게 됐을 경우'에 대한 해석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가 향후에도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KBO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보상 선수 지명에 관한 규정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