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격려였다.
tvN '미생'의 인기는 신드롬에 가까웠다. 회가 거듭할 때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고 7%가 넘는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며 공중파 방송의 아성까지 무너뜨렸다. 주조연을 가라지 않는 배우들의 열연과 우리의 삶을 대변하는 듯한 이야기로 직장인 뿐만 아니라 모든 '보통 사람'들의 공감을 샀다. 특히 '마치 나에게 하는 듯한' 대사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배우들의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우리 모두 웃고 울었다.
① 장그래 "우리애라고 불렀다"
-2화 (10월 18일 방송)
오상식 차장(이성민)이 인턴 장그래(임시완)을 자기 사람으로 끌어안았다는 걸 보여줬던 한 마디. 오차장은 최전무(이경영)의 낙하산으로 회사에 들어온 장그래가 마음에 들지 않아 정은 커녕, 일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영업 3팀의 기밀부서가 회사 로비에서 발견되고 오차장은 장그래의 실수라 생각하고 크게 꾸짖었다. 하지만 장그래의 잘못이 아니라 옆팀 인턴의 실수라는 걸 알게 되자 술을 마시고 옆팀 과장에게 "우리 애만 혼났다"며 장그래의 편을 들었다. 그 모습을 본 장그래는 '우리 애'라는 단어를 되뇌인다. 장그래 뿐만 아니라 모든 TV를 시청하는 모든 인턴·신입사원을 울컥하게 한 명대사다.
② 오차장 "바둑에 이런 말이 있어. 미생. 완생. 우리는 다 미생이야"
-4화 (10월 25일 방송)
드라마가 담고 있는 '미생'의 진짜 의미를 되새겨준 대사다. 인턴이었던 장그래가 신입사원으로 합격해 원인터내셔널 영업3팀으로 배치를 받게 되자 오차장은 장그래에게 "이왕 들어 왔으니까 어떻게든 버텨 봐라.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아간다는 거니까"고 격려한다. 놀란 장그래가 오차장을 바라보자 "넌 모르겠지만 바둑에 이런 말이 있어. 미생, 완생.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라고 말한다. 이 명대사는 이 시대의 '미생'들에게 깊은 울림을 가져다줬다.
③ 장그래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바둑이 있다. 바둑판 위에 의미 없는 돌이란 없다"
-6화 (11월 1일 방송)
입사 PT 시험에서 장그래는 현장 지상주의를 외치는 한석율(변요한)과 대립각을 세운다. 장그래는 오직 현장만 우선시하고 사무실 일을 등한시하는 한석율에게 "사무실도 또 다른 현장이다"고 강조한다. 이때 장그래는 "바둑판 위에 의미 없는 돌은 없어"라던 어릴적 바둑 스승의 가르침을 떠올리고 "회사에서 생산되는 제품 중 이유없이 생산되는 제품은 없다"고 말한다. 마치 '의미 없는 돌은 없다'라는 그의 말이 스스로를 '미생'이라고 일컫는 우리들에게도 삶의 이유가 있다는 걸 강조하는 듯 했다.
④ 강대리 "장백기 씨, 내일 봅시다"
-9화 (11월 14일 방송)
김원석 PD와 장윤정 작가가 꼽은 최고의 명대사다. 앨리트 사원 장백기(강하늘)은 뛰어난 업무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자기에게 기본적인 업무만 시키는 강대리(오민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직까지 생각했지만 업무에 대한 기본과 태도가 돼있지 않아 실수를 연발하고 자신의 잘못을 깨닳는다. 항상 장백기에게 냉정하고 차갑게만 보였던 강대리는 자괴감에 빠진 장백기에게 "내일 봅시다"라는 짧은 인사로 진심을 전했다.
⑤ 강대리 "남들한테 보이는건 상관없어요. 화려하진 않아도 필요한 일을 하는게 중요합니다"
-13화 (11월 28일 방송)
강대리 역을 맡은 오민석이 직접 꼽은 명대사다. 강대리가 '그럴듯해 보이는 업무'를 하고 싶어하는 장백기에게 건넨 말. 모두가 화려하고 돋보이는 삶을 사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모두들 인생에서 없어서 안될 존재다. 일에 치여 상사에 치여 '내가 지금 하고 있는게 뭔지'를 잊고 살았던 이 시대 모든 직장인들에게 큰 감명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