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지난 2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시즌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WKBL) 용인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65-6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은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인 16연승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삼성이 2003년 여름시즌에 기록한 15연승이다. 여자 프로농구의 새 역사를 쓴 우리은행은 곧바로 다음 신기록에 도전하다. 바로 2008-2009시즌 신한은행이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연승 기록인 19연승이다.
올 시즌 우리은행의 거침없는 행보 뒤에는 국가대표 가드 임영희(34)가 있다. 경기당 평균득점 12.25점을 기록 중인 그는 최근 2경기에선 20점 이상을 몰아치며 고감도 슛감각을 뽐내고 있다. 19일 구리 KDB생명전에서 23점을 쏘아올린 임영희는 이날 삼성전에선 승부처였던 4쿼터에서만 7점을 올리는 등 26점을 쓸어담았다. 26점은 그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득점이다. 임영희는 25일 전화인터뷰에서 "최근 외국인 선수인 샤데 휴스턴에 상대 수비가 집중되면서 득점 기회가 많아졌다. 위성우 감독님의 주문처럼 넣어야 할 때는 넣어줘야 한다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공격했다"며 "자신감도 더 생기고 다음 게임에서도 좀 더 넣으려는 마음이 생긴다. 팀이 새로운 기록을 세워서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팀의 최연장자인 임영희는 주장도 맡고 있다. 그는 베테랑답게 대기록 앞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했다. 임영희는 경기 전 라커에서 평소처럼 선수들에게 리바운드와 수비 등을 강조했다.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기록에 대한 부담감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연승을 하다 보니 주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부담감은 독이 될 수 있다. 어제(24일) 경기 전에도 특별한 얘기보다는 '져도 괜찮은 마음 편히 먹고 하자'고 말했다"고 했다.
그렇다고 대기록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임영희는 "평소 이겨도 차분한 라커룸 분위기와 달리 어제는 시끌벅적했다. 신기록 달성은 즐거운 일이다. 당연히 19연승도 욕심 난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대로 19연승까진 3승만 더 추가하면 된다. 공교롭게도 그 첫 번째 길목에서 기록 보유팀 신한은행을 만나게 됐다. 2위를 달리고 있는 신한은행(10승5패)은 선두 우리은행(16승 무패)에게 가장 껄끄러운 상대다. 그러나 임영희는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13일 열린 신한은행 전에서 4쿼터 종료 1.1초를 남기고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극적인 66-64승을 이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임영희는 "신한은행도 단단히 준비할 것이다. 그래서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며 "내가 잘하기보단 팀이기 이길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