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신치용-김세진 "규정이 왜 있나" 한 목소리
"이럴 거면 규정이 왜 필요한가."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과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이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 29일 발표된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의 '임대 트레이드' 때문이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30일 안산 상록수 체육관에서 OK저축은행과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다른 팀의 문제이기 때문에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규정은 지켜야 하지 않나"라고 말문을 열었다. 한국전력은 서재덕은 현대캐피탈로 보내고, 세터 권영민과 레프트 박주형을 데려왔다. 이번 트레이는 '임대 트레이드'로 2014-15 시즌이 끝나면 3명의 선수는 각자 원래 소속 팀으로 복귀하게 된다.
문제는 '시기'와 '형식'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르면 12조2항 '국내 구단간 선수 임대차 및 원 소속구단으로의 복귀는 정규리그 기간 중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7조3항에 '정규리그 4라운드 이후부터는 국내 선수 이적은 안 된다' 조항도 있다.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은 시즌 중 임대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KOVO에 승인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신치용 감독은 "시즌 중 임대는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규정이 그런데 임대를 하면 말도 안 되는 게 아닌가"라며 "KOVO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세진 감독의 의견도 같다. 김 감독은 "이럴 거면 규정이 왜 필요한가. 이런 형식으로 시즌 중 임대를 할 거면 드래프트는 왜 하는 건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피할 수는 없는 것은 김 감독도 동의했다. 하지만 시즌 도중 임대 형식을 빌려 각 팀의 전력을 보완하는 방식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규정집을 다 찾아봤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룰이라는 게 왜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3개월 뒤면 다시 팀으로 돌아와야 하는 선수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김 감독은 "어떻게 보면 선수들이 불쌍하다. 프로니까 인정받는 곳에서 뛰는 좋다고 해도, 팀 경기이고 구단이 운영을 해야 하는 건데 이런 식으로 임대 트레이드가 시즌 중 진행이 되면 '내 팀이다'라는 생각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겠나. 팀 플레이를 하면서 뭉치는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도 각 팀들에게 트레이드 요청을 계속 받아왔다. 하지만 규정을 벗어나는 행동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라고 본다"며 날을 세웠다.
안산=김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