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석(32·롯데)은 2014시즌이 끝난 뒤 두 차례나 일본 돗토리현으로 건너가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처음 갔던 11월엔 통상적인 재활 훈련을 진행했다면, 12월엔 팀 선배 송승준(35)과 함께하며 팀 재건을 위해 의기투합하는 계기가 됐다. 개인적인 시즌 준비뿐 아니라 주장으로서 팀 전체를 살펴야 하는 최준석의 겨울이 바쁘기만 하다.
최준석은 지난 시즌 친정팀 롯데에서 맞은 FA(프리에이전트) 첫 해를 성공적으로 보냈다. 타율 0.286·23홈런·90타점을 기록하며 무게감 있는 4번 타자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새 외국인 타자(아두치)를 '거포형'이 아닌 '중장거리형'으로 영입한 것도 최준석이 든든하게 4번 타순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즌 초반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4월까지 1할대(0.188) 타율을 기록하며 부진하자 5월부터 6월 초까지는 교체 출장이 잦아졌다. 그러나 6월13일부터 열린 KIA와의 3연전을 계기로 반등에 성공했다. 3경기 연속 홈런(2연속 멀티 홈런 포함)을 때려내며 감을 찾았고 이후부터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당시를 돌아본 최준석은 "물론 마음처럼 되지 않아 답답했지만 어차피 개인 성적은 시즌이 끝난 뒤 평가받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수치상의 성적은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준석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실패한 팀 성적을 언급하며 "팬들을 실망시켰는데 개인 성적은 큰 의미가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다가올 시즌, 개인 목표를 거론하기도 꺼렸다. 그는 그저 팀이 좋은 모습을 보여 부진한 성적과 불미스러운 일들로 등을 돌린 팬들이 다시 돌아와 주기만을 바랐다.
롯데의 반등을 위해선 최준석의 역할이 크다. 4번 타자가 중심을 잡아야 팀 타선이 살아날 수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최준석은 봉사활동과 신임 주장으로서 후배들을 챙기는 가운데서도 개인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일본 돗토리현 월드윙 트레이닝센터에서 소화한 재활 프로그램이 효과를 보자 12월 중순 그 곳을 다시 한 번 찾았다. 그는 "어깨가 안 좋았는데 많이 나아진 것 같다. 마침 (송)승준이 형도 운동할 곳을 찾고 있어서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더 좋은 경기를 보일 수 있다면 몇 번이고 가고 싶은 마음이다"고 전했다.
특히 송승준과의 시간은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됐다. 지난해 부진에 좀처럼 아쉬움을 털어내지 못하던 송승준은 시즌 초반 위기를 극복하고 좋은 성적을 낸 최준석과의 대화를 통해 마음을 다잡았다. 최준석 역시 주장으로서 자신보다 고참 선수의 조언을 바탕 삼아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고자 다짐했다. 최준석은 "이제 (송)승준이 형에겐 공 하나, 나에겐 한 타석이 소중하다. 팀이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후회 없이 준비하는 겨울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