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토토가' 출연 제의를 받았을때는 쉽게 생각하려고 했어요. 기대가 너무 크면 모든게 무너져 버릴까봐. 그런데 이렇게 더할 나위없이 행복한 결과가 나왔네요."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토요일은 가수다'는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슈(34·유수영)가 아닌 '국민 요정' 슈를 소환했다. 그가 속했던 S.E.S는 남성들의 주름 잡던 90년대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단숨에 '만인의 연인'으로 떠올랐다. 99년 발표한 3집 '러브'의 '76만475장 판매'라는 기록은 여전히 '넘사벽'으로 불리며 걸그룹 최고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2002년 팀 해체 후 무려 12년만에 '토토가'에 선 슈는 '물 만난 고기'처럼 무대를 누볐다. 8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그날의 감동에 젖어있는 듯했다.
- '토토가' 섭외 과정을 다룬 편에서는 너무 '아줌마'처럼 대하는게 서운하지 않았나.
"아줌마가 맞는데 서운할게 뭐 있나. 전혀 그런 마음이 없었다."
- 무대에서 남몰래 안무나 가사를 틀리지는 않았나.
"에이. '우리' 노랜데…수도 없이 추고 불렀던 춤, 노래다. 춤은 정말 몸이 기억하고 있더라. 동작마다 당시 댄스 트레이너에게 들었던 충고들 마저 떠올라서 신기했다. "야, 그 부분은 조금 더 끈적끈적하게해" 같은 주문들까지 생각났다. 서현이에게도 연습 중 "서현아, 좀 더 재즈틱하게 추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하하하"
- 다른 가수의 무대 중 가장 짜릿했던 무대를 꼽자면.
"터보. (김)정남이 오빠 때문이다. 그분의 지난 삶에 대해 들었기 때문에 무대가 더 짜릿했고 감동적이었다. 방송을 보셨으니 느끼셨을거다. 그야말로 '목말랐던' 사람 처럼 무대를 즐기시더라. 저렇게 춤을 잘 추시고 노래를 좋아하는 분이 무대를 떠나 혼자 터보 노래로 활동하시며 사셨다는걸 떠올리니 눈물이 날것 같았다. 결혼도 아직 안하시고, 교정기를 낀 모습이 귀여우시면서도 어딘가 짠했다."
- 다른 가수들 무대가 진행될때 주로 무슨 대화를 나눴나.
"현장의 화두는 '똑같게' 였다. '과거의 무대를 얼마나 비슷하게 재현했나'를 무엇보다 계속 강조했기 때문에 무대를 보면서도 "어,어, 똑같다. 똑같다"라고 응원했다."
- 바다는 '그 시절' 헤어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했는데 슈는 다소 평범했다.
"'폭탄머리' 말인가. 안한게 아니라 못했다. 하하하. 바다 언니가 하는데 나라고 안할 수 있나. 그런데 머리가 너무 짧아서 어설플것 같다더라. 그래서 못했다."
- 주로 새벽에 연습했다던데.
"새벽이라서 그나마 참을만했다. 한숨 든든히 자고 나와서 연습하니 한결 편했다. 착한 서현이가 너무 수고해줬다."
- 마지막 모두 무대에 올랐을때는 '광란의 댄스'까지 선보였는데. 끝나는것이 아쉬웠나.
"왜 안아쉬웠겠나. 클럽에 온듯 너무 흥겹게 즐겼다. 사실 민망해서 그 부분 방송은 일부러 안봤다."
- '토토가'를 본 남편과 아들의 반응은.
"아이들이 집에서 TV만 볼까봐 장농에 숨겨놨다. 그래서 아들은 못봤다. 아들은 S.E.S 시절 모습도 당연히 못봤기 때문에 엄마가 가수인것도 잘 모른다. 그냥 "아들아 우리집에는 요정이 산단다"라고만 말해줬다. 남편은 너무 좋아하더라. 소름이 돋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