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민 여동생'이라는 칭호를 떠올린다. 대중들의 머리에는 아직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을 외치던 아이유의 동생 같은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국민 여동생'이라는 칭호는 아이유가 지금까지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이지만, 아이유가 앞으로 더욱 폭 넓은 음악과 연예활동을 하기위해서 극복해야할 점이기도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대중들에게 각인 돼버린 '국민여동생' 이미지는 쉽사리 떨쳐낼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아이유는 최근 몇 년간의 활동만으로 '국민 가수'의 칭호가 어울리는 가수가 됐다.
아이유는 지난해 한국갤럽이 전국 만 13~59세 남녀 2천774명을 대상으로 한 '올해를 빛낸 최고의 가수' 1위를 차지하며, 범국민적인 인지도와 인기를 얻고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단순한 통계 자료일 뿐이지만, 올해로 23살이 되는 아이유는 분명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 하는 대부분의 또래 가수들과 분명히 다른 행보를 다양한 음악적 활동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가수 아이유는 어떻게 '국민가수'의 반열에 오르게 됐을까?
아이유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가수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이유가 ‘국민 여동생’으로 이름을 알리기 이전의 시간이 많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2008년 ‘미아’라는 발라드 곡으로 데뷔한 아이유는 당시에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당시 ‘아이돌 그룹’과 ‘후크송’이 주류가 된 음악 시장에서 17세 소녀의 발라드는 대중의 귀에 와 닿지 못했다. 그러나 아이유는 그러한 대중음악의 흐름에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음악 색깔을 더욱 분명히 드러낸다.
바로 ‘통기타’였다. 아이유는 라디오, 방송에서 ‘통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앳된 소녀가 직접 통기타로 연주하며 부르는 김광석, 이문세, 최백호, 이용의 명곡들은 천편일률적인 대중음악에 싫증을 느낀 기성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아이유는 또한 소녀시대, 빅뱅, 슈퍼주니어의 노래를 기타로 편곡하며 10대들의 취향 또한 놓치지 않았다.
유희열은 자신의 진행하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기타연주를 하는 아이유를 애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매의눈’으로 유명세를 떨친바 있다.
유희열이 ‘매의눈’으로 아이유를 본 것처럼 ‘일렉트로닉’, ‘후크송’에 지쳐 아날로그 음악에 목말라 있는 많은 뮤지션들이 아이유와 함께 음악을 하기 원하기 시작했다.
2010년 발매된 아이유의 ‘REAL' 앨범에서는 윤상, 윤종신, 김형석, 이민수, 최갑원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아이유를 통한 ’웰메이드‘ 음악 추구가 이루어졌다. 또한 이 앨범의 타이틀곡 ’좋은날‘은 그해 차트를 석권하며 대중적인 인기까지 누리게 된다. 기계음이 주류를 이루던 2000년 초반, 꾸준히 아날로그적 음악을 추구하던 아이유의 방식이 대중에게도 와 닿은 것이다.
이후 2011년 발매된 ‘Last fantasy' 앨범에서도 정석원, 윤상, 이민수, 윤종신, 이적, G고릴라, 김현철, 김형석, 라디, 정재형 등 최정상급 뮤지션들과 협업하며 뮤지션으로서 아이유의 가치를 높였다.
가수로서 입지를 굳건히 한 아이유는 2013년 ‘최고다 이순신’을 통해 연기자 변신을 시도한다. ‘최고다 이순신’에서 아이유는 첫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였으며 시청자 연령층이 3~40대인 드라마에서 시청률 30%이상을 기록하며 중장년층에게 아이유라는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최고다 이순신' 연출했던 윤성식 PD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아이유는 연기 천재였다.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라며 아이유의 연기력을 극찬한 바 있다.
또한, ‘최고다 이순신’에서 아이유가 직접 기타로 연주하며 선보인 ‘잊혀진계절’은 당시에도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켰으며, 10월의 마지막 날이 되면 여전히 검색어 순위에 자주 등장한다. 아이유는 ‘잊혀진계절’을 상당히 예전부터 불러왔으며 요즈음도 콘서트 무대에서 즐겨 부른다. 아이유의 ‘잊혀진계절’을 라이브로 들으면 절로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성을 잘 표현한다고 한다.
2013년 발매된 3집 'Modern Times' 앨범은 뮤지션으로서의 아이유를 한 단계 발전시킨 앨범이다.
아이유는 이 앨범에서 자작곡을 두곡이나 실었으며, 두곡 모두 좋은 반응을 얻어내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양희은, 최백호와 같은 선배 뮤지션과 듀엣을 하며, 전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데뷔 초기부터 과거 음악에 대한 재해석과 선배 뮤지션과의 듀엣으로 ‘리메이크 앨범’에 대한 수요는 예전부터 있어왔다. 결국 2014년 팬들의 염원을 담아 아이유는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를 발표한다. ‘꽃갈피’의 7개의 수록곡은 모두 음원차트 상위권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특히 김창완과 함께한 ‘너의 의미’는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콜라보레이션’에서 큰 인기를 얻은 아이유는 2014년에 여러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이어간다. 아이유는 신인그룹 ‘HIGH4’를 시작으로 울랄라 세션, god, 서태지, 윤현상과 같은 다양한 뮤지션들과 협업을 통해 여러 장르를 소화하며 다양한 세대와의 소통에 성공한다.
세대를 소통하는 음악을 통해, 전 세대의 사랑을 받은 아이유는 음악 외에도 팬들과의 소통을 중시해왔다. 과거 아이유는 트위터를 통해서 팬들과 꾸준히 소통해왔으며 자신의 일상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며 팬들과 교감을 나눴다.
최근 아이유는 사랑니를 뺀 직후 모습을 팬카페를 통해 공개하는 등 자신의 팬카페와 ‘아이유 갤러리’등을 통해 팬들과의 소통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능숙한 ‘팬조련’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유는 작년 진행했던 ‘소극장 콘서트’ 마지막 공연 때 이런 말을 남겼다.
“사람이 지나간 다음에 그때를 추억하면 ‘아 그때가 내가 진짜 좋았을 때네, 그때가 내가 전성기였네’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보통, 그 당시엔 잘 모르고. 그때 참 행복했었다, 좋았다... 그러는데. 신기하게 요즘, 공연을 하는 내내 그런 생각이, 확신이 드는 거예요. 내가 나중에 뒤돌아봤을 때, ‘이 순간은 내가 손에 꼽을 만큼 아름다운 시절이야’ 라는 게, 그날을 살면서 느껴지는 거예요. 공연을 하면서”
아이유가 느끼고 있듯이 아이유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노래를 통해 전하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했고 대한민국 가수 중 손꼽히는 아티스트로서 성장했다. 현재 아이유는 가수 경력의 정점에 서 있으며, ‘국민 가수’라는 타이틀은 아이유에게 전혀 아깝지 않은 칭호이다.
매년 솔로 여자 가수들이 ‘제2의 아이유’라며 데뷔하지만, 아이유와 아이유의 음악 세계는 절대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며, 하루 이틀에 만들어진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제2의 아이유’는 될 수 없었다.
2014년 바쁜 한해를 보낸 아이유는 올해 가수로서의 컴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와인이 숙성되면서 향이 깊어지듯 해가 갈수록 깊이 있는 음악과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음악을 하는 뮤지션, 아티스트가 되는 아이유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