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대 진출 1호' 전가을(28)이 5일 인천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에서 입단 소감을 밝혔다. 여자 축구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미국 여자프로축구(NSWL) 웨스턴 뉴욕 플래시에 입단하는 전가을은 오는 3월 합류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다음은 전가을과의 일문일답.
-세계 최고의 미국 무대에 진출한 소감은? "꿈에 그리던 무대인 만큼 선수로서 매우 기쁘다. 최고의 리그에 속해있는 팀에 간다는 사실이 설렌다. 앞서 (지)소연(25·첼시 레이디스)이가 먼저 영국에 진출했다. 나 역시 미국으로 진출해 한국을 대표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내 뒤로 후배나 동료들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세계에 좋은 이미지를 보여줘야한다는 사명감도 가지고 있다."
-계약 과정에서 한국과 다른점은? 그리고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아무래도 미국이라는 나라에 여자 축구는 최근 월드컵에서 우승한 나라이자 최고의 여자 축구 리그다. 그런 리그에 간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설렌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한 나라로, 성적도 마찬가지다. 팀을 보니 최근 시즌에 공격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분명 나를 영입하는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공격을 이끌면서 팀의 주축이 돼서 리더로서 팀을 이끌고 싶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얼마나 통할 것 같은가? 공격 포인트 목표는? "팀이 현재 리그 7위다. 개인적으론 3위까지 올리고 싶다. 공격 포인트는 물론이고 팀 내 최고 득점자가 되고 싶다."
-미국 선수들과 체격 차이가 난다. 어떤 장점을 살려야한다고 보나? "축구는 덩치나 키로 하는 것이 아니다. 여자 대표팀에 합류해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갔을 때 개인적으로 만족스런 경기를 했다. 그때부터 항상 꿈꿔왔다. 오랜 목표가 이뤄졌다. 기회를 얻은 만큼 마음껏 즐기면서 플레이하고 싶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본 전가을의 장점은? "뉴욕 플래시 단장이 나를 오랫동안 지켜본 듯하다. 일단 직접 뛰면서 보여드리고 싶다. 내 뒤를 이어 많은 후배나 동료들이 해외 진출하는데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 특별히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 이미 우리 한국 선수들은 지금 세계로 나가도 충분히 다 통할 것 같다."
-세계 여자 축구의 흐름이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미국 쪽 흐름을 위주로 흘러간다. 한국 여자 축구는 이제 우습게 생각할 수 없는 팀이 됐고, 그런 한국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 영광스럽다. 월드컵에서도도 최초로 16강 진출을 했다. 올림픽에서도 좋은 결과 내서 한 획을 그었으면 좋겠다."
-뉴욕 플래시에서 1월 1일에 등록 및 입단을 깜짝 발표했다. "나를 많이 생각해줘서 깜짝 발표한 걸로 알고 있다. 잠도 못 자고 발표를 봤다. 기분도 좋다. 내 소식이 모든 분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벅차서 잠이 안 왔다."
-오는 3월 합류하는 것으로 안다. 조건은 1년 임대인데. "내일 현대제철에 합류해 제주도로 전지훈련을 가고 1월엔 4개국 친선 대회에 참가한 후 올림픽 예선을 치르고 미국으로 넘어가는 일정이다. 더 큰 꿈을 꾸고 있긴 하다. 일단 미국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 보면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등번호도 한국과 같은 7번이라 더 기분이 좋다.
-현재 영어 수준과 현지 적응 계획은? "계속 공부하는 중이다. 물론 앞으로도 해야 한다. 언어가 안 되는 불리함이 있긴 하겠지만 특유의 친밀함으로 선수들을 잘 꼬시겠다, 하하."
-리그 수준만큼 상대 팀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미국 국가 대표팀 선수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 최고의 팀이란 건 확신한다. 뉴욕 플래시에서 상대 팀과 붙는다고 해도 두려움은 없다. 그 팀을 꺾는다는 기쁨이 얼마나 짜릿한지 잘 알고 있다. 우리 팀이 약팀이라고 해도 자신 있다."
-월드컵과 동아시안컵에서 골을 넣었다. 어떤 골을 넣고 싶은가? "골이라면 다 좋다. 아무래도 동아시안컵에서 프리킥은 잊지 못한다. 그 장면은 나도 믿기지 않는다. 짜릿했다. 또 한 번 팀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는 골을 넣고 싶다. 팀이 필요로 할 때 결정적인 득점을 올리고 싶다."
-지소연이 대표팀에선 후배지만 외국 생활에선 선배가 됐는데? "노하우 좀 알려달라고 했는데 그냥 알아서 하라고 하더라, 하하. 노하우는 알아서 해야할 것 같다."
-월드컵 앞두고 여자 축구 선수로 사는 게 어렵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최고의 순간인지? "최고의 순간은 앞으로 더 생각하고 있는 게 있다. 지금은 최고의 순간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 같다. 계속 꿈꾸고 있어서 어떤 게 최고의 순간이라고 정점을 찍는다는 게 어렵다. 계속 해서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고 싶다."
-대표팀 전력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음 월드컵에도 나가고 싶다. 세계적 선수들과 부딪히고 하다보면 좋을 것 같다. 저번 월드컵 때는 나답지 않게 긴장했다. 이번 계기를 통해 좋은 환경에서, 많은 관중 속에서 에너지를 얻으면서 새로운 목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리그에서도 탐을 냈다고 들었다. "영국과도 이야기가 있었지만 미국에서 이야기가 나오면서 마음을 깨끗하게 정했다. 항상 꿈꿔왔던 게 미국 리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