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시즌 1군 무대 복귀를 앞두고 있는 '예비역' 임찬규(24·LG)가 특유의 배포 있는 각오를 드러냈다.
재도약을 노리는 LG에 든든한 지원군이 당도했다. '군필' 선수 중 확실한 즉시 전력 투수 임찬규가 그 주인공. 그는 데뷔 첫 해인 2011년 65경기(82⅔이닝)에 등판해 9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신인 선수가 강하게 컸다. 승수는 구원 등판 때만 쌓았지만, 두 차례 선발 등판과 클로저 역할까지 해내며 '전천후' 면모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마운드 위에서 위축되지 않고 자신있게 공을 뿌였다.
이후 2시즌은 시련이 있었다. 불분명한 보직 탓에 자신의 투구 스타일을 확립할 기회가 적었다. 자신감도 점차 떨어졌다. 심지어 팔꿈치 부상까지 생겼다. 결국 그는 멀리 바라보고 경찰야구단에 입단, 병역 의무부터 해결할 결심을 했다. 이후 인대접합수술까지 받으며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재활 기간이 있던 만큼 기량 향상이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한 남자와 선수로서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임찬규 역시 "힘든 시간을 보탰지만 정신적으로 단련이 됐다"고 돌아봤다.
지난 6일 열린 LG 시무식은 소속팀에 복귀한 뒤 맞은 첫 공식 행사였다. 임찬규는 "군대에서도 운동은 할 수 있었지만 프로팀과는 환경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자유롭게 운동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해맑게 웃었다. 선, 후배들과 인사를 나누며 프로 무대에 돌아왔음을 실감했다.
부재 속에서도 항상 팀의 경기력에 관심을 가져왔다. 부진한 성적에 누구보다 아쉬웠다. 그나마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는 마운드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다. 임찬규는 "개인 성적은 바라지 않는다. 공백이 생긴 자리에 투입돼 흔들리지 않는 마운드 전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 풀타임을 목표로 멀리 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LG 마운드는 봉중근의 선발 전환으로 공석이 된 마무리 투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필승조까지 흔들리는 연쇄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임찬규는 변수가 많은 이 상황 속에서 팀의 '만병통치약'이 돼줘야 한다.
일단 사령탑 양상문 감독은 수술 경력이 있는 임찬규 활용이 조심스럽다. 지난 마무리캠프에서도 투구 대신 체력 훈련을 주로 시켰다. 그러나 선수 의욕은 이미 하늘을 찌른다. 무엇보다 '긍정 에네지'가 팀에 큰 활력을 불어 넣을 전망이다.
사실 다가올 시즌에도 전망은 밝지 않다. 9위에 머문 지난해와 비교해 전력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임찬규는 새해 소원으로 '우승'을 새겼다. "그 순간에 내가 마운드 위에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함께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야수 이천웅, 강승호, 정주현 그리고 투수 최성훈이 모두 1군에 잔류하길 바라는 천진난만한 모습도 보였다.
전력과 관계없이 팀 우승을 바라는 임찬규의 모습은 보기가 좋다. 소속 선수로서 당연한 자세다. 치열한 프로 무대에서 모두가 웃길 바라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임찬규가 정말로 팀에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