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극 '응답하라 1988'는 또 하나의 팬덤을 만들었다. 혜리, 류준열, 박보검, 이동휘, 안재홍, 고경표, 류혜영 등이 스타 대열에 오르며 열띤 관심의 중심에 섰다.
전작에 출연했던 배우들 역시 '응답하라'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드라마가 끝난 후 그 인기가 쭉 이어지지 못했다. 이에 '응답하라 1988' 배우들이 '응답하라' 출신들의 트라우마를 딛고 배우로서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응답하라 1988'은 최고 시청률 17.19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월 9일 18회)를 기록하며 18%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화제성은 이미 지상파를 뛰어넘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응답하라 1988'은 전 채널 드라마 중 9주 연속 1위, 점유율 40%대를 돌파했다. 화제성 점수는 무려 1만3000점으로 '최초의 1만점'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일주일 내내 '응팔앓이'에 빠져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를 통해 배출된 스타들은 당분간 광고계와 방송계를 휩쓸 전망이다. 하지만 그것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던 선배들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 2012년에 방송됐던 '응답하라 1997'의 주역 정은지와 서인국은 이 작품을 계기로 '연기돌'로 인정받았다. 이후 지상파로 활동 영역을 넓혀 연기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성공작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서인국은 '응답하라 1997' 이후 '사랑비', '주군의 태양', 영화 '노브레싱' 등에 출연했으나 이전만큼 눈에 띄게 활약하지는 못했다. 그의 파트너였던 정은지는 '트로트의 연인', '발칙하게 고고' 등에 출연했지만 씁쓸한 성적표만 남겼다.
'응답하라 1994' 출연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정우는 신중을 기하다 영화 '쎄시봉'을 차기작으로 선택했지만,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현재 스크린에서 '히말라야'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으나 이는 황정민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고아라는 최근 영화 '조선마술사'로 팬들 곁에 돌아왔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유연석은 드라마 '맨도롱또똣'으로 자신의 입지에 쐐기를 박을 생각이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손호준이 예능 '삼시세끼'로 그나마 활약을 보여줬으나 배우로서의 입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응답하라 1997'이나 '응답하라 1994'에 출연한 배우들은 이 작품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그 뒤에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응답하라'가 그들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이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응답하라 1988' 배우들이 이를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응답하라 1988' 배우들은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은 신예들이 많다. 연기력으로 다져진 배우들인 만큼 '응답하라'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다른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줄 것이란 긍정적인 평을 받고 있다. 과연 이들이 '응답하라'의 트라우마를 딛고 '반짝스타'가 아닌 '스테디셀러' 같은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응답하라 1988' 배우들에겐 작품이 끝난 후 행보가 더 중요하다. 차기작에서 이들이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얻은 인기가 이어질 수 있을지, 없을지 판가름날 것이다. 그만큼 차기작을 고르는데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작품을 골라 좋은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