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는 1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린 2015-2016시즌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뉴캐슬 원정에서 3-3으로 비겼다. 맨유 주장 루니는 2골 1도움으로 모처럼 좋은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정규리그 첫 멀티 득점이었다.
하지만 맨유는 3-2로 앞선 후반 89분 폴 더밋(25)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강등권 뉴캐슬(18위)을 상대로도 승리를 못 챙긴 맨유는 6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평소 포커페이스이던 판 할 감독은 침통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루니 부활로 위안
주포 루니의 부활이 그나마 위안이다.
그는 올 시즌 최악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정규리그 3골에 그쳤으며 장점인 폭발적인 활동량 역시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난 2일 스완지전 결승골(2-1 승)에 이어 9일 셰필드(1-0 승)와 FA컵 3라운드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서서히 시동을 걸었다.
특히 이날 활약은 전성기를 연상케 했다. 전반 37분 감각적인 패스로 제시 린가드(24)의 득점을 도왔고 후반 33분에는 시원한 대포알 슈팅으로 상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두 번째 골을 넣었을 때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기도 했다.
◇벼랑 끝에 몰린 판 할
맨유가 한 경기에 3골을 넣은 건 무려 3개월 만이다.
맨유는 작년 10월 17일 에버턴전(3-0 승) 뒤 내내 빈공에 허덕였다. 이 기간 동안 17경기(5승7무5패)를 치렀는데 무득점 경기만 7번이었다.
1득점 경기는 6번, 2득점은 4번에 불과했다. 맨유의 전설인 폴 스콜스(42) 영국방송 BT스포츠 해설위원은 "정말 지루한 축구다"며 공개적으로 날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날 오랜만에 뉴캐슬을 상대로 3골을 폭발시키며 한숨을 돌렸지만 이번에는 수비가 문제였다.
공격진이 되살아나자 믿었던 수비진이 삐걱거렸다.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26)의 환상적인 선방도 소용없었다.
특히 이날 무승부는 판 할 감독에게 치명타다.
탄탄한 수비는 지루한 축구라는 비난과 빗발치는 경질론에도 그가 당당할 수 있었던 이유였지만 그가 믿었던 최후의 보루까지 무너졌다.
판 할 감독 역시 암담한 현실을 인정하는 듯 하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굉장히 실망스럽다. 패배와 같은 무승부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누구의 잘못도 아닌 우리의 잘못이다"며 씁쓸해했다.
맨유의 다음 상대는 전통의 라이벌 리버풀이다.
17일 리버풀의 홈 안필드에서 정규리그 22라운드가 열린다. 리버풀은 최근 핵심 수비수들이 줄부상으로 실려나가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기의 두 팀이 벼랑 끝에서 맞붙는 셈이다. 리버풀전이 판 할 감독의 운명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 경기에서도 결과나 내용이 좋지 못하면 그는 정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