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캉'의 지난 겨울은 따뜻했고 알찼다. 몸은 아팠지만,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보충하며 부상 부위도 한결 나아졌다.
강정호(29·피츠버그)는 지난해 9월 18일(한국시간) 시카고컵스전에서 왼 무릎 내측 측부 인대 파열과 정강이뼈 골절상을 입었다. 곧바로 수술을 받은 그는 이후 재활에 몰두해 왔다. 많이 회복했다. 최근에는 팀에서 마련한 미니 스프링캠프에 통역 없이 홀로 합류해 운동을 하고 있다. 현재 상태라면 오는 4월 중에는 팀에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의 구상이다.
강정호는 미국에 진출한 뒤 소셜네트워크(SNS)를 운영하고 있다. 타지 생활이 외롭기도 하고 팬들에게 근황과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다. 그는 때로는 인간미 넘치고 한편으로는 메이저리그 수준급 플레이어다운 모습을 올렸다. SNS에 따르면 강정호는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 반열에 올라섰고, 상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질 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요리 솜씨가 부쩍 늘었다. '킹캉'은 직접 만든 음식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 지난달에는 달걀까지 올린 김치볶음밥과 샐러드로 차린 식탁 사진을 올렸다. '요리하는 남자. 김치볶음밥을 만들었다(I made Kimchi Fried Rice)'고 설명까지 남겼다. 1월에는 난이도를 올렸다. 김치를 고기와 함께 지진 뒤 두부와 곁들여 먹는 두부김치에 미역국과 각종 밑반찬으로 가득한 상 사진을 업데이트 했다. 이번에도 해외 팬을 고려해 한국음식 만들었다.(I cooked Korean food)'는 영문 설명을 뒤에 붙였다. 이국 땅에서 만들기에는 여러모로 쉽지 않은 음식들이었다.
그와중에 근사한 근육질 몸은 여전했다. 새해들어 미국 플로리다의 한 수영장에서 열심히 놀고 있는 동영상을 첨부했는데, 상의를 탈의한 상태라 그간 얼마나 근력운동을 했는지 확인이 됐다. 신이 난 표정으로 물미끄럼틀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간 그는 촬영자의 신호와 함께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왔다. 이제는 수영을 해도 될 만큼 다리가 회복 됐다는 것 역시 알 수 있었다. 강정호는 새해가 막 시작될 무렵 요트 위에서 찍은 사진을 올려, 2016년을 맞는 각오를 대신하기도 했다.
개인 훈련 장면도 엿볼 수 있었다. 강정호는 SNS에 짧은 거리를 왕복하며 제법 큰 공을 두손으로 잡아 토스하는 훈련을 하는 장면을 첨부했다. 유격수로서 운동능력을 기르기 위한 초기 재활 모습이었다. 현지 지역 매체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윈드 스프린트를 시작하진 않았지만 강정호의 발놀림이 좋아보인다"고 평가했다.
강정호의 올 시즌 포지션은 3루수다. 유격수에 비해 수비 부담이 적어서 장타를 생산하기 쉽다. 2015시즌 126경기에서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 60득점 보다 높은 성적이 기대된다. 그는 과거 "유격수를 가장 선호하지만, 만약 2루와 3루수 중 선택하라면 3루를 택하겠다. 덜 힘이 들어서 타격에 집중할 수 있다"라고 말해왔다. 따뜻한 겨울을 난 '킹캉'이 시원한 장타를 치는 장면을 볼 날이 가까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