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스'가 출격 준비를 마쳤다. 한화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1)는 스프링캠프 합류를 일주일여 앞두고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훈련 동영상을 무더기로 소개했다. 비시즌 동안 착실하게 실시한 개인 연습을 팬과 팀에 알려왔다. 로저스의 'SNS 보고'를 받은 이글스의 2016년 전망이 밝다.
한화는 지난달 로저스와 190만 달러(약 22억원)에 재계약했다.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계약이었다. 투자할 가치가 있는 선수였다. 지난해 후반기 합류해 압도적인 구위와 경기운영 능력, 엄청난 이닝 소화력을 선보이며 위기를 맞은 한화에 큰 힘을 보탰다. 재계약을 위해 노력한 한화 구단 관계자는 "구위도 그렇고 적응력 면에서 이만한 선수가 또 없다"고 극찬했다.
비시즌 기간에 나름대로 개인 운동을 하며 착실하게 보낸 것으로 보인다. 로저스는 19일(한국시간)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지에 합류한다. 캠프 시작 열흘 전부터는 자신의 SNS에 훈련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9개나 올려 진행 과정을 보여줬다. 동영상에 나타난 훈련은 다양했다. 첫날에는 해변가에서 콘을 세워놓고 그 사이를 앞뒤로 뛰는 영상을 게시했다. 스페인어로 '자, 어서 일어나(Vamos, arriba!)'라는 설명을 붙이며 본격적 훈련에 들어갔다는 걸 알렸다. 모래사장 위에서 롱토스와 캐치볼을 하는 장면도 확인할 수 있었다.
날짜가 지날수록 훈련 밀도가 촘촘해졌다. 로저스는 '오늘은 불펜데이(Today bulpen day)'라는 글과 함께 마운드 위에서 비교적 높은 강도로 공을 던지는 모습을 올렸다. 홈플레이트에 앉아있는 포수 미트에 공이 빨려들어가는 소리가 크고 경쾌했다. 이외에도 짐볼, 각종 밴드와 줄을 들고 근력을 강화하고 유연성을 기르는 웨이트트레이닝 장면도 여럿 있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동영상 밑에 '신의 영광'이라는 문구를 자주 달았다. 소속을 잊지 않은 듯 머리 위에는 한화 구단 모자가 씌워져 있었다. 김성근(74) 한화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강도높은 기술 및 체력 훈련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영상 속에서 보이는 로저스의 몸 상태는 썩 나쁘지 않아보였다.
로저스는 지난 16일 어린 꼬마들이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을 올리며 SNS 업데이트를 마무리 했다. 캠프 출발에 앞서 한국을 향한 가족들의 관심과 사랑, 자신의 마음가짐을 모두 담고 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