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골든디스크 시상식은 30회를 맞아 그 어느 회보다도 성대하게 치러진다. 아시아 K-POP을 자랑하는 슈퍼스타 26팀이 자리를 빛낸다.
골든디스크가 30회를 거치는 동안 권위와 전통을 지킬수 있었던 건, 음반과 음원 판매량에 기초한 공정한 시상 기준, 한 해를 빛낸 가요계 별들이 모두 출연하는 유일무이한 시상식인 덕분이다. 골든디스크 시상식을 보면, 한 해 가요계 흐름이 그대로 읽힌다는 얘기다.
대한민국 가요계는 지난 30년 동안 수많은 변화를 모색했고, 발전을 이뤄냈다. 트로트에서 발라드로, 발라드에서 댄스 음악으로 주류를 바꿔가며 아시아 음악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30주년 맞은 골든디스크 시상식 대상 수상자 면면을 살펴보며 대한민국 가요계의 역사와 변화의 흐름을 짚어봤다.
▶80~90년대 초반: 트로트와 비트로트의 시대
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의 가요계는 트로트와 비트로트로 장르가 구분됐다. 그 만큼 트로트 음악들이 강세를 띄었다. '가왕' 조용필을 필두로, 주현미·현철·태진아 등이 많은 상을 가져갔다. 1986년 1회 축제의 대상 수상자는 '허공'을 부른 조용필이었고, 3회 수상자는 '신사동 그 사람'을 부른 주현미였다. 이 밖에도 태진아 '옥경이''거울도 안 보는 여자', 김흥국 '호랑나비', 현철 '봉선화 연정''싫다 싫어', 주현미 '잠깐만', 김정수 '당신', 김국환 '타타타', 설운도 '여자 여자 여자' 등의 히트곡이 이 시기에 쏟아져 나왔다. 발라드 계보도 이 시기 탄생했다. 2회 대상을 탄 이문세('사랑이 지나가면')를 시작으로, 변진섭(4회 '너무 늦었잖아요', 5회 '너에게로 또 다시'), 신승훈(7회 '보이지 않는 사랑', 8회 '널 사랑하니까')으로 계보가 이어졌다.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지 못하던 발라드 음악은 이 시기 가장 강렬했다. 너나할 거 없이 발라드 앨범을 내놓았고, 가장 돈이 많이 되는 음악도 발라드라는 인식이 팽배하던 때였다. 발라드 전성기를 깨고, 댄스붐을 일으킨 건 '까만콩' 김건모였다. 신이 내린 '끼'로 종횡무진 무대를 누볐다. '핑계'(9회)로 대상을 받은 뒤 '잘못된 만남'(10회)으로 2연속 대상을 수상했다. '스피드'를 발표하고 3회 연속 대상 수상자가 되며, 거칠 것 없는 인기를 내달렸다. 김건모가 활짝 연 댄스 음악 전성기는 이후로 20여년간 이어지고 있다. 쿨·DJ DOC·솔리드·노이즈·클론·R.ef 등 수많은 댄스 가수들이 100만장이 훌쩍 넘는 판매고를 올렸고, 이 시기를 가요계 르네상스로 칭한다.
▶90년대 중반: 팬덤 음악의 시작
90년대 중반은 아이돌 그룹이 본격 태동하던 시기다. 김건모 등 선배 가수들이 이끌었던 댄스 음악의 붐에 '팬덤'을 입혀 음악 소비층을 대폭 낮추는 계기를 만든다. 대표적인 그룹이 H.O.T.였다. 젝스키스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수만명의 팬들을 몰고 다녔다. 골든디스크에서는 1997년 '행복'으로 대상을 차지했다. H.O.T.와 젝스키스 외에는 S.E.S·핑클·신화·클릭비·NRG 등이 활약했다.
아이돌 그룹이 정상급 인기를 다시 끈건 god가 시작이었다. 2001년 '길'로 대상을 수상했고, '거짓말' 등의 히트곡으로 '국민 아이돌'의 명성을 얻는다. 같은 기간 골든디스크에서는 총 5개의 트로피를 가져가면서 해체하기 전까지 '원톱' 아이돌로 활약했다.
아이돌에 대항한 유일한 가수는 조성모였다. 이름없는 가수로 데뷔했지만, 수억원대 뮤직비디오 제작이라는 '기획력'과 만나, 앨범 판매량은 통산 1600만장에 달하게 된다. '가시나무''아시나요''피아노' 등 히트곡은 수도 없다.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도 발라드 가수로는 처음으로 3회 대상 수상자가 된다. 1999년 '슬픈 영혼식'으로 대상을 받았고, 이듬해 '아시나요'로 대상을 연속 수상한다. 숨고르기 뒤 2003년에는 '피아노'로 대상을 재탈환하는데 성공한다.
▶2000년대 : K팝 그리고 아이돌 전성시대
골든디스크 시상식은 2006년 21회 시상식을 시작으로, 디지털 음원 부문과 음반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음원 시장이 오프라인 음반 시장을 대체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발맞췄다. 바뀐 룰로 치러진 2006년 시상식에서는 음반 부문을 동반신기('"오"-정.반.합')가 가져간다. 디지털 음원부문은 SG워너비('내 사람')의 차지였다. SG워너비는 2005년 음반 대상에 이어 2006년~2007년까지 3회 연속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200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골든디스크 시상식의 최강자는 SM엔터테인먼트였다. 2007년을 제외하고는 모든 회차에서 대상을 가져갔다. 2008년에는 동방신기가, 2009년에는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가, 2010년에는 다시 소녀시대가 대상을 수상했다. 2011년에는 다시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가 동반 대상을 차지했고, 2012년에는 슈퍼주니어가, 2013~2014년에는 엑소가 2회 연속 대상 수상자가 됐다. 각각 동반신기 2번, 슈퍼주니어 3번, 소녀시대 3번, 엑소 2번 대상을 차지했다.
최근 회차에는 YG엔터테인먼트의 활약도 빛났다. '국제스타' 싸이가 2012년~2013년 2회 연속 대상 수상자가 됐고, 2014년에는 태양이 '눈, 코, 입'으로 대상을 차지했다.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K팝에 발맞춰, 골든디스크 시상식도 변화를 모색했다. 일본 오사카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루, 중국 북경에서 시상식을 개최하며 K팝의 발전과 궤를 같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