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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의 갓모닝] 465. 나무에서 떨어진 사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재주를 잘 부리는 원숭이도 한 번쯤 실수를 할 때가 있다는 얘기다. 또 ‘고래도 바다에서 익사한다’는 말도 있다. 바다에서 생활하는 고래지만 포유류이기 때문에 호흡이 힘들어지면 익사할 수도 있다.
인간은 원숭이의 진화형이다.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순간, 인간으로 진화를 시작했듯이 나무에서 떨어졌다고 불행한 것만은 아니다. 비록 나무의 열매를 예전처럼 먹지 못하게 되었지만 농사를 통해 더 많은 인간이 탄생하게 됐고 지구를 지배하는 종으로 거듭났다.
지난 1월 6일 북한의 핵실험이 이후 의문점이 증폭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실험으로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을 코앞에 두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북한은 매우 가난한데 어떻게 핵실험을 할 수 있냐고 궁금해 한다. 그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우리가 IT산업에 올인 했듯이, 북한은 핵실험에 올인 했다. 그 결과, 우리는 반도체로 세계를 석권했고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이 가까워졌다. 이쯤 되면 북한의 핵실험을 왜 막지 못했냐는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만약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면 우리의 안보태세는 달라져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를 막을 수 있는 방위산업을 하루빨리 갖춰야하며 더 나아가 국방체제가 달라져야 한다. 나무에서 떨어졌다고 실의에 빠져있을 것이 아니라 이를 짚고 일어서야 한다.
이 단계에서 꼭 필요한 자세가 있다. 인정할 것은 솔직히 인정하는 태도이다. 만약 가장인 아버지가 실직을 당했다면 이를 가족들에게 알려주고 “이제 수입이 없으니 아껴 살아야 한다”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러한 절차가 없다면 가족들은 혼란에 빠지고 자녀들은 방황하게 된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큰 위기를 맞았다면 직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회사 내에서는 직원이지만 한 가정의 가장이다. 가정이 흔들리면 결국 나라의 안정도 해치게 된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모두 힘을 합친다면 기업도 파산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고, 국가도 장기불황 사태를 이겨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다가오는 총선에만 급급하고 있다. 표밭관리에 집중하는 바람에 큰 그림은 놓치고 있다. 이제는 현실을 직시할 때이다. 2016년 붉은 원숭이해의 시작은 북한의 핵실험이었다. 이를 포착하지 못했던 우리는 나무에서 떨어진 꼴이다.
이를 한순간의 실수로 치부해서는 절대 안 된다. 강조하지만 실수를 위기로 인식하고 만반의 태세를 갖춰야 한다. 2016년 운수는 원숭이처럼 예측이 어려울지 모른다. 현실을 제대로 볼 줄 몰랐던 우리는 떨어진 원숭이처럼 살기보다는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hooam.com/ 인터넷신문 whoi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