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륜의 트렌드는 다양한 작전 구사다. 멀티·자유형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한 가지 전술을 고집하는 선수들도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경륜 측 관계자는 "다양한 전법을 구사하는 선수들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경룬계는 멀티·자유형 선수가 대세가 됐다"고 전했다.
우수급 문영윤이 대표적이다. 그는 최근 전법 변화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원래 자력승부를 기반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문영윤은 지난해 8월부터 11월 29일까지만 해도 고작 승률 23%에 머무는 선수였다. 선행만 고집하던 그는 입상뿐만 아니라 3착권 진입에도 실패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랬던 문영윤이 지난해 12월 말부터는 3연속으로 입상에 성공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2회차 창원경주에서도 3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특별승급을 이뤄내기도 했다. 비결은 전법 변화다. 문성윤은 기존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운영능력까지 장착하면서 승률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경륜 전문가들은 문성윤의 상승세를 두고 "좋은 몸상태와 전법의 다양성이 잘 어우러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재웅도 문성윤과 유사한 사례다. 그는 경륜장 한 바퀴를 11초대 주파할 만큼 스피드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이 때문에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레이스를 즐겼다. 하지만 전법이 선행 일변도이다 보니 빠른 스피드를 살릴 수 없었다. 그 결과 김재웅은 2015년 7월 우수급에서 강급을 당했고, 이후 10월 25일까지 입상 확률이 16%에 그쳤다. 위기감을 느낀 그는 지난해 11월 초부터 자유형에 가까운 경기를 운영했다. 스피드의 이점을 살리면서도 추입, 젖히기 등 다양한 전법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입상 확률은 무려 73%까지 올랐다.
경륜 측 관계자는 "최근 경륜 흐름으로 봤을 때는 한 전법만 고집하는 것은 경륜 바닥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특히 노장과 젊은 선수들의 세대교체가 시작되는 현시점은 더 어려워 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힘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선수들이 조금씩 추입, 젖히기의 빈도를 높여가는 것도 그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올 시즌에는 자력승부로 희생만 했던 선수들이 전법에 변화를 주면서 큰 이변을 만들 수 있는 만큼 베팅을 하는데 있어서 세심한 관찰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