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30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KDB생명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춘천 우리은행과의 홈 경기에서 63-52로 이겼다. 귀중한 승리였다. 리그 1위(21승4패)를 달리고 있는 우리은행을 잡은 하나은행은 용인 삼성생명과 공동 2위(13승12패)로 올라섰다.
승리의 주역은 모스비였다. 그는 이날 승부처였던 2쿼터에만 10득점을 몰아치는 등 총 22득점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수비에서도 해외동포 선수 첼시 리(27·15득점)와 나란히 10리바운드를 걷어내며 골밑을 완전히 장악했다.
그런데 모스비는 당초 외국인 선수 중 두 번째 옵션이었다. 하나은행엔 최근까지 샤데 휴스턴(30·미국)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외국선수상 수상자인 그는 첼시 리와 함게 '찰떡 콤비'를 이루며 만년 하위팀 하나은행을 2위권 팀으로 끌어올렸다. 올스타 휴식기 직전 경기인 KB스타즈전(1월11일)까지 기록만 비교하면 휴스턴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휴스턴은 잔부상으로 15경기에만 출전했지만 평균 24분8초간 뛰며 19.2득점·7.93리바운드·2.2어시스트를 올렸다.
반면 모스비는 분명 휴스턴보다 많은 21경기에 나섰지만 출전시간도 21분9초로 적었고 기록 면에서도 11.38득점·5.76리바운드·1.05어시스트로 밀렸다.
그러나 휴스턴이 갑작스런 부상으로 상황은 달라졌다. 휴스턴은 올스타전을 앞두고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어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하나은행은 급히 트리시아 리스턴(24·미국)을 영입했지만 한국 무대 적응기가 필요했다.
치열한 막판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는 박종천(46) 하나은행 감독이 기댈 사람은 모스비뿐이었다.
박 감독은 후반기를 앞두고 "모스비가 해줘야 한다"는 말을 종종 했다. 그 마음이 전해졌을까. 모스비는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막강한 화력을 뽐내고 있다. 그는 휴스턴이 빠진 뒤 치른 4경기에서 32분9초를 뛰며 20득점·6.1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득점 기록만 보면 무려 2배 가량 늘었다.
하나은행은 팀당 정규리그 10경기를 남겨둔 현재 삼성생명, 인천 신한은행(11승14패), 청주 KB스타즈(11승14패) 등 3팀과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4위 KB스타즈와 불과 승차 2게임 차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3위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