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형우(33)는 2015년을 돌아보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한다. 개인과 팀 성적 모두 마무리가 좋지 못했던 탓이다. 그는 "올 시즌은 아무 생각없이 야구만 하고 싶다"고 말한다. 최형우는 지난해 개인 네 번째로 전 경기에 출장, 타율 0.318을 기록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33개)과 최다 타점(123개)을 달성했다. 득점권 타율은 0.302였다.
그리 나쁜 성적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 차례 아쉽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시즌 중반까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나갔는데, 6월 이후부터 조금씩 안 맞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최형우는 5월 초까지 결승타 9개를 기록할 만큼 엄청난 페이스를 자랑했다. 스스로 "홈런 40개는 넘길 수 있는 페이스였는데 홈런, 타점, 득점권 타율 모두 마음에 안 들었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 무서운 페이스가 오히려 독이 됐다. 그는 "아픈 곳도 없었다. 초반에 페이스가 정말 좋았다. 100타점을 달성한 순간 다소 집중력이 무너졌다.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것 같다"며 "한순간에 무너졌고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시간이 흘러갔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3~14년 주장을 역임한 그는 팀 성적에도 씁쓸해했다. 최형우는 "특히 마지막에 우승을 못했다.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는데…"라고 밝혔다.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패해 통합 5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최형우는 2011년부터 붙박이 4번타자로 활약했다. 앞뒤 타자는 부상 및 부진 등의 이유로 자주 바뀌었다. 하지만 최형우의 이름만은 전광판 네 번째에 새겨졌다. 최형우는 2011~2015년 자신이 들어선 타석의 전체 77.3%(2168타석)를 4번타자로 나섰고, 타율 0.317-137홈런-516타점을 올렸다. 확실한 4번타자를 보유한 삼성은 마운드의 힘까지 더해 정규시즌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렇기에 최형우는 지난해 모습에 대해 스스로 반성한다. 그는 "마지막에 좀 더 집중을 잘했다면 통합 5연패라는 말도 안 되는 기록을 남길 수 있었는데…"라고 자책했다. 그는 "우승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는데 내가 살리지 못했다"며 "(개인 성적도) 평균에 그쳤고 팀 우승도 못 하고…"라며 아쉬워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다. 팀내 선수 중 가장 마지막에 계약한 그는 지난해 보다 1억원 오른 7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는 "FA에 대해 신경 쓰면 오히려 야구가 안 될 것 같다"며 "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하게 야구만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덧붙였다. "지난해 우승을 못해 팬들께 죄송하다. 올 시즌은 나부터 긴 슬럼프를 줄이고 싶다. 최형우 다운 야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최형우는 지난 5년간 황재균(650경기)에 이어 두 번째 많은 643경기에 나섰다. 2016년, 최형우는 개인과 팀 성적 모두 만족할 만한 성적으로 해피엔딩을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