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수목극 '돌아와요 아저씨'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최근 난감한 상황을 맞았다. 몇몇 배우들이 보도자료에 나가는 이름 순서에 관해 따졌고 결국 비중이 아닌 나이 순서로 정렬하기로 했다. 당초 정지훈(비)·오연서·김수로·이민정·이하늬·최원영으로 알려졌지만 내부 회의를 여러차례 거쳐 최종 정리했다. 그 결과 최고령자인 박인환을 맨 앞에 세우고 그 뒤로는 김수로·최원영·김인권·정지훈·이민정·이하늬·오연서·윤박·이태환까지. 아역인 이레는 맨 뒤다.
'돌아와요 아저씨' 관계자는 "일단 언론에 배포하는 보도자료는 나이 순으로 정리했지만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보여줄지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 정리되는대로 따를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 드라마의 이름이 쓰여지는 곳은 여러군데. 사소한 보도자료부터 대형 현수막과 드라마 등이다. 제작진은 아직까지도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하고 있다.
드라마의 애매한 포지셔닝이 이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 '돌아와요 아저씨'는 여럿 국내 멀티캐스팅 영화처럼 주·조연진 구분 없이 나온다. 분명한 롤은 있지만 누군가에 빙의되고 몸이 바뀌다보니 정지훈을 제외한 캐릭터는 유동성이 심하다. 누구 한 명 특출나게 튀지 않으니 비중으로 줄을 세워도 난감한 노릇.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나이 순이라 하니 뭐라고 못 하겠지만 이런 식이면 시청자들도 누가 비중이 높고 낮은 지 몰라 드라마를 볼 때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다. 한두명의 배우 때문에 이런 애매한 상황이 만들어져 난감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드라마 내 이름 순서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한 드라마는 남녀주인공이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 이름을 빼고 가는 것으로 정리했다. 반면 지난해 방송된 KBS 2TV '프로듀사'는 김수현이 데뷔 순 기준을 받아들여 차태현·공효진·김수현·아이유 순으로 나갔다.
2007년 방송된 김은숙 작가의 '온에어'는 김하늘·박용하·이범수·송윤아 네 명의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누구하나 모자람 없는 배우들이기에 이름 순서에 민감히 반응했고 가나다순과 경력 등으로 조율했지만 결국 김하늘·박용하·이범수·송윤아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정리됐다.
SBS 드라마 관계자는 "매번 드라마를 할 때마다 누구의 이름이 먼저 들어가느냐는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는 문제가 끊이지 않는데 배우들에게는 이 문제가 무척 중요한가 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