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버턴은 깊은 부진에 신음하고 있다.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진 최근 11경기에서 2승(6무3패)에 그치며 순위가 12위(6승11무6패)까지 하락했다.
에버턴의 홈 구장 구디슨 파크를 찾은 홈 팬들은 지난해 11월 22일 뉴캐슬 대파(4-0) 뒤 정규리그에서 단 한 차례의 승리도 구경하지 못했다. 이에 일부 팬들은 선수들을 향해 야유를 보내고 있다.
이에 '야유'를 아는 남자, 클레버리가 발벗고 나섰다.
그는 3일(한국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와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팀 내에서 연장자가 된 기분이다. 홈 팬들의 야유를 처음 겪었을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들을 도울 수 있다. 어떻게 극복해야 하냐고? 경기에서 승리하면 된다. 그것은 현재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단 한가지다"고 덧붙였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조언이다.
클레버리가 이러한 말을 할 수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알렉스 퍼거슨(75) 전 감독은 그의 잠재력을 눈여겨 봤다. 이에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레스터 시티·왓포드·위건 애슬래틱 등에 임대를 보내 그의 성장을 도왔다. 이후 2012-2013시즌부터 맨유에 합류했다.
[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맨체스터 유니이티드 소속의 톰 클레버리 ] 하지만 클레버리는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지 못했다.
특히 2013-2014시즌에는 최악의 부진을 거듭해 팬들의 '십자포화'를 피하지 못했다. 맨유의 홈 구장 올드 트래포드에 모인 홈 팬들은 그가 볼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쏟아냈다. 구장 내 아나운서가 그의 이름을 불러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잉글랜드 팬들은 "클레버리를 월드컵 출전 스쿼드에서 제외하라"며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였고 1만명이 넘는 팬들이 서명하기도 했다.
결국 맨유에서 반전을 이루지 못한 클레버리는 이듬해 애스턴 빌라로 다시 임대를 떠났고 올 시즌을 앞두고 에버턴 이적을 확정했다. 그는 이적 후 리그 12경기에 나서 1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듯 숱한 역경을 거친 클레버리는 "서포터즈와 선수들은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 관계다. 우리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그들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며 팀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항상 함께 해야한다. 선수들은 긴장하고 있겠지만 축구 선수라면 늘 겪어야 하는 문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