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상하이가 무앙통을 꺾고 본선에 올랐다. 사진출처 = AFC 홈페이지 ]
역대 가장 강력한 '황사 머니'가 몰려온다.
중국 프로 축구가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스타 선수, 감독을 사들이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표적인 클럽이 광저우 에버그란데다. 광저우는 아시아 클럽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지난 3년 동안 2번(2013·2015)이나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황사 머니는 광저우 한 팀으로 끝나지 않을 조짐이다.
ACL 조별예선 1차전이 23일부터 시작하는데 중국의 빅 클럽들이 총출동한다. ACL은 동아시아(E~H조)와 서아시아(A~D조)로 구분해 진행된다.
32팀이 8개 조로 나뉘어 조별예선을 치른다. 조 2위까지 16강에 올라 토너먼트를 소화한 뒤 동아시아와 서아시아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한 팀이 결승에서 맞붙어 최종 챔피언을 가린다. K리그를 대표하는 4룡인 전북 현대, 수원 삼성, FC서울, 포항 스틸러는 조별예선부터 중국 팀들과 힘겨운 경쟁을 펼쳐야 한다.
◇E조=전북 vs 亞 역대 최고 이적료 장쑤
K리그 챔피언 전북은 E조에 포함됐다. 장쑤 세인티(중국), FC도쿄(일본), 빈즈엉(베트남)과 한 조다.
전북은 ACL 우승을 최우선 과제로 잡았다. 김신욱(28), 김보경(27), 김창수(31) 등 국가대표 멤버를 폭풍 영입한 것도 우승에 대한 열망 때문이다. 이런 전북이 우승으로 가기 위해서는 일단 장쑤부터 넘어야 한다.
장쑤는 요즘 가장 주목받는 클럽이다.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활약하던 미드필더 하미레스(29)를 이적료 430억 원에 영입해 눈길을 끌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리버풀이 노리던 미드필더 알렉스 테세이라(26)를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에서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 장쑤는 첼시의 미드필더, 하미레스를 영입했다. 사진출처 = AFC 홈페이지 ]
이적료는 무려 670억 원.
아시아 클럽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했다. 여기에 끝나지 않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로 뛰었던 조(29)도 장쑤 유니폼을 입었다. 외국인 선수 이름값만 놓고 보면 전북은 비교가 안 된다.
◇F조=서울 vs 브라질 대표 공·수 장착한 산둥
서울은 F조에서 산둥 루넝(중국),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일전을 치른다.
서울은 데얀(35)이라는 최강의 공격수를 다시 품은 자신감을 가지고 ACL에 나선다. 여기에 주세종(26), 정인환(30) 등을 데려와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하지만 서울 앞에 산둥이라는 껄끄러운 적이 등장했다.
산둥은 브라질 대표팀 출신 공격수와 수비수를 장착해 반란을 꿈꾸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활약했던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디에고 타르델리(31)가 건재하고 올 시즌 브라질 대표팀 수비수 지우(29)를 품에 안았다.
지우의 전 소속 팀 코린치안스(브라질)에서 지불한 이적료가 130억 원에 달한다. 산둥도 막대한 투자로 중국 축구 굴기의 기세에 동참하려 한다.
◇G조=수원 vs 엘케손 품은 상하이
G조의 수원은 상하이 상강(중국), 감바 오사카(일본),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16강 진출을 놓고 전쟁을 펼쳐야 한다.
염기훈(33)과 권창훈(22)의 신·구 조화를 앞세운 수원이 만나야 할 중국의 난적은 스벤 예란 에릭손(68) 감독이 이끄는 상하이다.
에릭손은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역임하는 등 세계적인 명장으로 꼽힌다. 올 시즌 상하이가 더욱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엘케손(27)이다. 상하이는 이적료 225억 원을 주고 광저우에서 엘케손을 낚아채는데 성공했다. 엘케손은 광저우에서의 3년을 뛰며 2013년과 2014년, 두 번이나 득점왕에 올랐다.
상하이에는 엘케손 외에 과거 광저우에서 전성 시대를 이끌었던 아르헨티나 청소년 대표팀 출신의 다리오 콘카(33)까지 있다. 광저우의 황금기를 이끈 공격수들 즐비한 상하이는 단숨에 ACL 우승 후보로까지 꼽힌다.
[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AT마드리드의 잭슨 마르티네즈를 영입했다. 사진출처 = AFC 홈페이지 ]
◇H조=포항 vs '최강' 광저우
H조는 죽음의 조라 불린다.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광저우, 우라와 레드(일본), 시드니FC(호주)가 포함돼 있다.
죽음의 조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는 역시 광저우다.
다른 중국 클럽들이 거액을 투자해 추격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광저우는 최강이다.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68)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는 올 시즌 또 한 명의 최강 멤버를 더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서 활약한 공격수 잭슨 마르티네즈(30)를 깜짝 영입해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이적료는 557억원이다. 이 영입 하나 만으로도 광저우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반면 최진철(45) 신임 감독의 포항은 현재 체질 개선 중이다. 냉정히 말해 객관적인 전력에서 광저우는 포항에게 버겁다. 최진철 감독이 어떤 노림수를 가지고 광저우와 맞대결을 펼칠 지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