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는 11~14일(한국시간)까지 러시아 콜롬나에서 열리는 '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각 종목별 남녀부 최고를 가리는 이번 대회는 종목 합산 없이 단일 종목에서 가장 빠른 선수를 뽑는데 중점을 둔다.
관심은 단연 여자 500m에 쏠린다. 이상화는 이 종목에서 2010 밴쿠버 올림픽과 2014 소치 올림픽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며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처럼 여자 500m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는 이상화는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2012년과 2013년 2연패의 기쁨을 안았다. 비록 2015년 대회(2014년 대회는 소치 올림픽으로 인해 열리지 않음)에서 무릎 부상 여파로 인해 헤더 리차드슨(27·미국)에게 우승을 내주며 아시아 최초 3연패 달성은 좌절됐지만 그는 여전히 이 종목 최강자다.
이번 대회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이상화에게 이번 대회는 최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을 제치고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좋은 기회다. 올 시즌 네 번의 월드컵에 나서 500m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목에 건 이상화는 5차 대회를 건너 뛰는 바람에 월드컵 랭킹에서 장훙(28·중국)에 1위를 내준 상태 다.
물론 이상화(680점)와 장훙(690점)의 랭킹 차이는 단 10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 시즌 500m에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이상화의 라이벌로 급부상한 장훙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장훙은 올 시즌 치러진 월드컵 시리즈에서 10번의 레이스를 소화하며 이상화와 같은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개인 기록도 이상화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기록(36초36)에 0.2초 뒤진 36초56까지 끌어올렸다.
경계 대상은 장훙만이 아니다.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상화와 우승을 다퉜던 베테랑 위징(31·중국)도 호시탐탐 500m 왕좌를 노리고 있다. 중국 선수들이 눈에 띄게 상승세를 타면서 이번 대회 500m도 자연스레 이상화와 중국의 대결로 좁혀졌다. ISU도 홈페이지를 통해 "여자 500m는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이라며 불꽃 튀는 대결을 예상했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에서 빼앗긴 500m 왕좌를 탈환하기 위해 여자 1000m 출전도 포기했다. 주종목인 500m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13일 열리는 여자 500m는 2차례 레이스를 합산한 기록으로 순위를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