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이와 주미연, 류진이 SBS 'K팝스타' 배틀라운드에서 만났다. 안테나의 류진이 상대적으로 매번 실력을 인정받은 두 사람에 비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죽음의 대진표였다. 마지막 무대나 다름없었다.
역시 1등은 월등했다. 유제이는 환상적인 무대로 1등을 차지했다. 2등 선택이 어려웠다. 류진은 기적적으로 선전했고, 주미연은 다소 부진했다.
그래서 결론은 두 사람 모두 2등이었다. 이날 탈락자는 없었다. 재대결 경쟁으로 이어지게 됐다.
류진은 자신의 상황과 잘 어울리는 성시경의 '노래가 되어'를 불렀다. 노래가 시작되자 박진영은 사랑에 빠졌다. 혼신을 다한 무대였다. 감정을 제대로 실었다. 객석 여기저기에선 눈물이 쏟아졌다. 노래가 끝나자 스승 유희열은 박수를 쳤다. 눈물도 흘릴거 같았다.
박진영은 "세상에 감정이 과하다는 지적을 하게 된다"면서 "과한 감정이 너무 좋다. 속이 시원하다. 시즌5 시작하면서 심장이 굳어있는 여자아이가 왔는데 돌에 금이 가기 시작하다가, 이제는 심장을 둘러싼 돌이 다 깨져나가고 심장이 뛰는 느낌을 받았다. 류진양의 성장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감동적인 무대였다"고 말했다.
양현석은 "깜짝 놀랐다. 류진양은 1등보다 훨씬 값진것을 가져가는 거 같다. 본인의 긴 인생에서 크게 얻은거 같다. 평생 지적받았을지도 모를 문제를 감정치료사 유희열을 만나 치료했다"고 밝혔다.
유희열은 "시즌3부터 합류해 3년째 심사를 하고 있다. 3년을 해오면서 류진이 부른 이 무대가 제일 행복했다. 둘이 얘기도 많이했고 울기도 많이했다. 음악하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하더라. 우리가 심사를 하다보면 노래에 대한 얘기를 하게 돼 있는데 아, 고맙다란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주미연도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유희열은 "성인취향의 마이너 가요를 선곡해서, 가요 발라드를 부르는 친구로만 알았는데 이 곡은 알앤비 성향이 가미됐다. 그 곡을 해내네요. 두 번째로는 힘있게 노래를 할 줄안다. 두 부분에 놀랐다. 잘 들었다"고 말했다.
박진영은 "오늘은 노래를 이제까지 중에 제일 잘 불렀다. 그런데 가장 평범했다. 물론 거쳐 가야될 과정일지도 모르겠지만 감정 표현이 똑같이 편해져버렸다. 섬세한 감정표현이 사라졌다. 이 곡 가사가 그런 곡이라면 괜찮은데 가사가 섬세한데, 감정표현이 편하게 듬성듬성 가는건 아닌거 같다"고 전했다.
양현석은 "감정 전달 부분에 있어서는 노래는 굉장히 잘했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 목숨걸고 부르는 느낌이 안들었다. 오늘 무대는 몸은 편안해졌는데 감정이 편안해졌다"고 평가했다.
우승후보 유제이는 윤복희의 '여러분'을 선곡했다. 의외의 선곡이었다. 부모님이 좋아한 곡이라고 소개했다. 역시나 우승후보 다웠다. 박진영은 유제이의 노래가 끝난 뒤 손하트를 그려보였다.
양현석은 "윤복희 선생님이 이 곡을 꼭 들어봤으면 한다. 말을 못이어가겠다. 까면 깔수록 새로운게 나온다. 놀라울 정도다"라고 말했다.
유희열은 "가요가 안될줄 알았는데 말이 안되는 캐릭터를 보고 있는거 같다"면서 "노래로만 보면 길고 긴 호흡으로 계속 가는 곡이라 성량이나 가창력이 뒷받침이 안되면 부를 수 없는 곡이다. 가창력이 있어야 도전할 수 있는 곡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창력이 고스란히 전달됐고, 제이양은 자신이 얼마나 잘하는줄 잘 모르고 있는거 같다"고 했다.
박진영은 "코가 막혔다가 풀린지가 얼마 안됐다. 감기가 걸리기 전에 불렀는데, 이걸 소울풀하게 부르더라"라면서 "어떤 곡이든 유제이라는 렌즈를 통과하면 빛이 완전히 꺾인다. 정말 많은 재능있는 아이들을 봤지만 제이양의 재능은 정말 무섭다"고 표현했다.
서경덕은 이광조의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을 열창했다. 평소의 담백했던 보컬에 대범함과 애절함을 더했다. 양현석은 "지금 노래 스타일이 전과는 완전 다르다. 다른 사람인줄 알았다. 서경덕이 없어졌다. 박진영 심사위원은 자꾸 고쳐주려는 노력을 하는데, 분명히 잘못된 발성에 대해 고쳐주려고 노력한거 같은데 단기적으로 봤을때는 무리수라고 본다. 미세한 감정들을 놓친거 같다"고 평가했다.
유희열은 "개인적으로 A파트에서 발성이 좋아졌고 소리가 두껍게 나오고 알맹이 소리가 느껴졌다. 힘이 넘치는구나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근데 힘이 너무 넘치다보니 뒤에 2절부터 감정보다 힘이 넘치는게 느껴졌다. 그래서 음정이 살짝 안좋아졌다. 장기적으로 봤을때 긍정적인 발전이다. 힘조절만 하면되는데 시간이 좀 걸릴거다"라고 칭찬했다.
박진영은 "잘했어요, 처음 만났을때 시속 300km가 나오는 차인데 엔진에 뭐가 껴서 100km밖에 안나왔다. 그걸 치워서 300km가 나오니까 조절이 안된다. 차 고치고 고속도로 처음 나간거처럼 악셀레이터를 다 밟은 거다"라고 평가했다.
박가경은 김완선의 '리듬 속의 그 춤을'을 불렀다. YG 의상팀의 블링블링한 스타일 패션을 입고, 자신감 넘치는 눈빛을 발사했다.
유희열은 "짧은 시간내에 노래에 안무 퍼포먼스까지 준비했는데 잘했다. 아직 어려서 음정이 흔들리는 자리가 있고 힘이 부족하다. 그래도 오늘 무대는 잘 봤다"고 전했다.
박진영은 "아마 이걸 봤다면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가서 계약을 하자고 했을거 같다. 노래 춤 표정 끼 가능성 모두 높다. 미래가 밝다. 아직은 나이가 어려서 춤과 노래가 잘 연결되지 않는다. 그 부분은 좀 아쉬웠다"고 밝혔다.
양현석은 "이노래가 호흡이 길다. 그래서 좀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무난하게 잘 넘긴 무대라서 안도의 한 숨을 내쉰다"고 말했다.
안테나뮤직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이시은은 박효신의 '야생화'를 선곡했다. 고음도 완벽했고, 감정도 좋았다. 박진영은 "가장 완벽하게 부른거 같다. 근데 마음에는 와닿지 않는다. 그 이유를 나도 생각하고 있다. 노래는 정말 잘 불렀다. 뭔가 감정표현이 들쑥날쑥한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오래 참고 살아서 감정 표현이 자유롭지 않은 사람같다. 느끼는게 남들보다 적은게 아니라 느끼는걸 발산하는 훈련이 평상시에 안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잘 불렀느데 이런말을 해서 아쉽다"고 심사했다.
양현석은 "박진이 의미없는 고음이라고 혹평했다. 근데 오늘 고음은 감정이 실렸다. 지금까지 부른 노래중에 감정적으로는 발전했다. 칭찬해주고 싶다. 남녀간의 사랑에도 여자가 헌신만 하면 좋아하지 않는다. 밀당이 필요한데 오늘 힘조절에 실패했다. 감정의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희열은 "사실 시키면 안되는 선곡이다. 키도 높고 해서다. 근데 이시은양이 진짜 노래를 잘한다. 그래서 시켰다. 고음이 저렇게까지 열려있는 친구는 거의 처음본거 같다. 시은양은 앞으로 노래를 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이야기를 전해주면 될거같다. 너무 성의있게 말고 거칠게, 수고했다"고 말했다.
세 사람 중 1등은 이시은이었다. 톱10으로 직행했다. 박가경과 서경덕 중에 2등은 서경덕이었다. 박가경은 아쉽게도 탈락하게 됐다.
양현석은 박가경에게 "YG로 캐스팅한 나의 의견이 포함된 결과다. 톱10 올라가면 너무 험한 전쟁터에 내보내는거 같다"고 말했다. 박진영은 "가경양 나이에 여기까지 온거 엄청 대단한거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