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치인트' 김고은 "서강준, 느낌 자체가 묵직…오빠 같다"

바라만 봐도 사랑스럽다. 

tvN 월화극 '치즈인더트랩'의 배우 김고은(25)은 '홍블리'로 불리며 어렵다는 '치어머니'(웹툰 '치즈인더트랩'의 드라마화를 두고 사사건건 간섭하는 열혈팬들을 뜻하는 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홍설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려내며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입혔다.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김고은은 실제로도 애교가 넘쳤다. 콧소리가 섞인 웃음, 부끄러운 듯 손사래를 치는 모습, 앙탈을 부리는 모습까지 '홍블리'가 그저 드라마 속 인물이 아니란 생각을 들게 했다. 김고은은 "첫 드라마 도전이라 너무 두렵고 피하고 싶었다. 드라마가 영화보다 호흡이 빨라 처음엔 정신이 없었는데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 아닌가. 금방 적응했다. 하지만 드라마가 또 들어온다면 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린다. 솔직하면서도 발랄한 '홍블리'와의 수다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연하남 서강준과도 '케미'가 좋았다.

"강준 씨는 착하다. 진짜 사람이 좋다. 그리고 나이에 비해 어른 같더라. 현장에서 '인호 오빠'라고 불렀다. 감독님도 '인호 오빠'라고 불렀다. 느낌 자체가 묵직하다."

-보라 역의 박민지와 보여준 남다른 우정도 돋보였다. 

"영화 '계춘할망'이라는 작품에서 친구로 만났었다. 그땐 같이 찍는 신이 많지 않아서 친해지고 말고 할 겨를이 없었다. 이번엔 정말 많이 사랑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언니가 실제로 나보다 2살이 많은데 항상 극 중 이름대로 '보라'라고 불렀다. 늘 치마를 입고 있어서 안쓰러웠다. 그래서 맨날 같이 난로를 쬐고 핫팩을 같이 하면서 돈독해졌다. 드라마에선 보라가 홍설의 '흑기녀'였지만, 실제론 내가 '흑기녀'였다."

-대학생 김고은은 어떤 학생이었나. 

"자유로운 사람이었다. 하고 싶은 과목만 열심히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공연을 많이 했다. 국립 극단에도 들어가서 활동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백성희 선생님하고 '백년언약'이란 작품도 같이 했다. 공연 위주로 많이 했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동기인 박소담과 이유영 역시 주목받는 여배우로 성장했다. 

"자랑스럽다. 정말 잘 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두 사람은 단편,독립 영화 촬영을 꾸준히 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상업 영화를 할 수 있게끔 하는 데 본인의 노력이 컸다. 초반부터 회사에 들어가서 회사가 끌어주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독립 영화를 하고 그 영화가 잘 되어서 회사가 찾아온 케이스다. 그렇게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치즈인더트랩'을 대학 동기들과 같이 본 적이 있나.

"유영 언니랑 얼마 전에 같이 봤다. 근데 옆에서 조용하게 보는 게 아니라 계속 시끄럽게 하더라. 도저히 시끄러워서 같이 못 보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요즘은 혼자 본다. 유영 언니는 정말 웃긴 캐릭터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다. 언니가 KBS 2TV '해피투게더3'에 나가기 전에 엄청나게 걱정하던데 난 오히려 걱정이 없었다. 언니가 잘할 거라고 믿었다. 방송을 봤는데 정말 빵빵 터지더라." 

-'치즈인더트랩'을 통해 배운 점은. 

"물론 이번 드라마를 통해 배운 점도 많지만 이전의 과정들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했기 때문에 갑자기 빠른 호흡이 왔을 때 금방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주변에선 너무 부담스러웠을 텐데 그걸 이겨내고 잘해냈다고 하는데 그러고 말고 할 게 없었다. 재밌었다. 돌이켜보면 그간의 과정을 잘 걸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좋은 배우라고 하면 뭔가 막연한 느낌이지 않나. 좋은 배우는 시기에 따라 가치관이 달라지면서 기준이 바뀐다. 그 기준에 충족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좋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차기작 계획은. 

"좀 쉬어가야 할 것같다. 안 쉬고 지금까지 계속 작품을 했다. '계춘할망'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 홍보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전에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다." 

황소영 기자 [e-mail]
사진=장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