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감한 두산은 지난 17일 2차 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로 이동했다. 20일 열릴 예정이던 일본 프로팀 오릭스와의 평가전은 우천으로 취소됐으나, 앞으로 8차례 평가전(21일 오릭스, 23일 라쿠텐, 24일 소프트뱅크, 25일 오릭스, 27일 라쿠텐, 28일 지바롯데, 3월 1일 롯데, 3월 2일 소프트뱅크)을 가질 계획이다.
두산은 1차 전지훈련을 기분 좋게 마감했다. 김태형(49) 두산 감독은 "큰 부상 선수가 없었다. 또 우승 후에 오는 부작용들을 최소화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는데 선수-코칭스태프 모두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이 좋다"고 했다. 여기에 "주전 선수들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을 만큼 젊은 백업 선수들의 기량이 생각보다 많이 올라왔다"고 흡족해했다.
이제 실전 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팀 구성의 윤곽을 잡아나갈 시기다.
타선에선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의 활약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판타자 김현수(볼티모어)가 떠났고, 지난해 잭 루츠·로메로 모두 부진했기에 에반스의 활약은 더 중요하다. 일단 김태형 감독은 1루수 혹은 지명타자 기용을 계획하고 있다. 에반스의 포지션에 따라 나머지 선수들의 기용폭도 확정될 수 있다. 1루수로는 오재일과 고영민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새 포지션의 주인공도 찾아야 한다. 김태형 감독은 김현수가 빠진 좌익수에 "박건우를 비롯해 김재환, 정진호, 그리고 군에서 제대한 선수들 모두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미야자키에 가서 김재환을 좌익수로 기용해볼 생각이다"고 밝혔다.
5선발과 중간 계투진 구성도 미야자키 캠프를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일단 니퍼트와 유희관, 장원준, 보우덴 등 4선발은 확정이다. 나머지 한 자리는 우완 계투진의 구성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불펜이 괜찮으면 선발진을 어느 정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김강률의 몸 상태가 올라오고 불펜이 좋을 경우 노경은이 5선발로 가주는 것이 제일 좋은 그림이다"고 밝혔다. 김강률과 조승수를 비롯해, 재활 중인 오현택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돌아온 정재훈도 기대 자원이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 2년차를 맞아 작전 야구 강화를 꾀한다. 김 감독은 "작전을 걸었을 때 선수들이 당황하지 않고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작전을 많이 내지 않다 보니 실패했을 때 선수들이 표정이 어두워지고 팀 분위기도 무거워졌다. 선수들이 작전에 실패하면 크게 잘못한 것처럼 분위기가 다운되곤 했는데, 잘못해도 분위기는 좋아야 한다. 미야자키로 이동해 이러한 부분들을 보완하고 강화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