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포르투(포르투갈)의 최전방 공격수 석현준(25)은 감각적인 헤딩골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한국인 '삼총사'가 몸담고 있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는 맏형 구자철(27)이 3개월 만에 골맛을 봤다.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며 팀의 강등권 탈출을 이끌었다.
도버 해협 넘어 잉글랜드 무대로 시선을 옮겨도 마찬가지다. 손흥민(24·토트넘)은 장기인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로 그라운드를 마음껏 휘저었다.
◇ 석현준, 주전 경쟁 '청신호'
포르투 입단 뒤 최고의 활약이었다.
석현준은 22일(한국시간) 홈구장 두드라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23라운드 모레이렌세전에서 선발 출전해 동점 헤딩골을 터뜨리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포르투는 전반 28분까지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전반 종료 직전 미구엘 라윤(28)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한숨을 돌리고 후반에 나섰다.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던 석현준의 골은 후반 28분 터졌다.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헤딩으로 밀어넣으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포르투는 3분 뒤 에반드로 괴벨(30)의 역전골까지 터져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날 승리로 포르투는 1·2위를 달리고 있는 벤피카와 스포르팅 리스본(이상 승점 55)과의 승점 차를 3점으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포르투 입단 뒤 석현준의 리그 선발은 처음이었다.
이날 전까지 두 경기 모두 교체 출전이었다. 골잡이 뱅상 아부바카(24)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는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석현준은 큰 키를 활용한 문전 앞 헤딩 싸움은 물론 좌우를 넘나드는 폭넓은 움직임으로 상대의 수비를 헤집었다. 굶주린 맹수를 연상케 하는 움직임이었다.
석현준은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경기 뒤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포르투에서 리그 첫 골을 넣어 기쁘다"며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하나로 뭉쳐 역전승을 일궈냈다"고 환호했다.
◇ 구자철 '시즌 4호골'
구자철은 석 달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그는 22일 하노버 AWD 아레나서 열린 2015-2016시즌 분데스리가 22라운드 하노버 원정경기에서 전반 14분 골을 터뜨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골 장면은 단연 일품이었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감각적인 트래핑으로 상대 수비 둘을 단숨에 벗겨낸 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시즌 4호 골을 신고했다.
이날 구자철은 자신이 팀의 '에이스'임을 다시 한 번 확실히 증명했다. 특유의 '탈압박' 능력은 여전했으며 패스 성공률도 90.7%를 웃돌았다.
독일 일간지 빌트 역시 경기 뒤 "구자철의 결승골은 매우 중요한 득점이었다"고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구자철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위대한 날이다. 중요한 승점을 얻었다"며 기뻐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그의 맹활약에 힘입어 13위로 뛰어올라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다. 승강 플레이오프권인 베르더브레멘(16위)과의 승점 차는 4점으로 벌어졌다.
손흥민도 '만점 활약'을 선보였다.
그는 22일 2015-2016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8강 크리스탈 팰리스전서 선발 출격해 활발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비록 팀은 0-1로 패했으나 후반 21분 교체 아웃되기 전까지 시원한 드리블 돌파로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