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가 2일(현지시간) 열린 보스턴과의 시범경기에서 루킹 삼진을 당하고 있다. 정시종 기자 공 11개 중 파울만 1개. 박병호(30·미네소타)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박병호는 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젯블루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시범경기에서 6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부진했다. 첫 번째 타석에서의 2사 만루를 비롯해 세 번의 타석을 모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소화했지만 안타는 물론이고 진루타 하나 기록하지 못하며 잔루만 6개를 남긴 채 5회 공격 후 교체됐다. 잔루 6개는 이날 3타수 무안타에 그친 5번타자 오스왈도 아르시아와 함께 팀 최다였다.
배트에 공을 전혀 맞추지 못했다. 박병호는 이날 세 번의 타석에서 총 11개의 공을 봤다. 첫 번째 타석에선 선발 왼손투수 헨리 오웬스(4구), 두 번째 타석에선 오른손투수 노에 라미레즈(3구), 세 번째 타석에선 다시 왼손투수 브라이언 존슨(4구)을 상대했지만 모든 타석에서 4구 이내로 승부가 끝났다. 세 번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내주며 계속 어려운 볼카운트에 몰렸고, 결정구로 들어온 공을 커트하지도 못했다. 보스턴 배터리의 짜임새 있는 레퍼토리에 철저하게 말렸다.
눈여겨 볼 타석은 두 번째 타석이었다. 박병호는 0-0으로 맞선 3회 2사 1,2루 상황에서 라미레즈를 상대했다. 1989년생인 라미레즈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신예.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박병호는 초구부터 배트를 휘두르며 적극성을 보였다.
박병호가 2일(현지시간) 열린 보스턴과의 시범경기에서 삼진을 당한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정시종 기자 하지만 체인지업(헛스윙)-직구(루킹 스트라이크)-커브(헛스윙)로 다양하게 변화를 준 라미레즈의 완급조절에 무너졌다. 3구째 커브는 사실상 원 바운드로 들어오는 유인구였지만 배트를 멈추지 못했다. 박병호는 이날 본 11개의 공 중 안타와 볼넷 없이 파울만 딱 1개 기록했다. 그것도 좌우 외야로 크게 뻗어나가는 게 아니라 빗맞아 타석 주변을 구르는 타구였다.
시즌 준비가 완벽하게 끝나지 않은 모습이었다. 박병호는 앞서 지난달 27일 열린 구단 첫 풀스쿼드 훈련 때 "오늘 처음으로 라이브배팅을 했다. 아무래도 (빠른 공에 적응하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브배팅에서 투수도 여러 구종을 던지며 훈련 시간으로 삼더라. 확실히 깨끗한 직구가 없었다. 투심, 싱커 등 조금씩 변화되는 공을 던지는 거 같다. 그게 미국 투수인 것 같다"고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시범경기 첫날부터 보완점과 숙제를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