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숙원사업인 ‘장충동 한옥호텔’이 4전5기만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문턱을 넘었다.
서울시는 지난 2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중구 장충동2가 신라호텔 부지 안에 전통한옥호텔을 짓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3일 밝혔다.
호텔신라가 사업을 추진한지 5년 만이자 4차례에 걸친 시의 반려·보류 끝에 내려진 통과 결정이다. 서울 한복판에 전통 한옥형태의 호텔을 짓는 것은 호텔신라가 처음이다.
도계위 가결에 따라 한옥호텔과 부대시설은 해당 자치구인 중구청의 지정·공고 후 지하 3층, 지상 3층, 91개 객실 규모로 지어진다. 건축면적은 총 2만864.94㎡로, 용적률 133.08%, 건폐율 40%(기존 계획 36.16%)가 적용된다.
서울시는 지난 1월 도계위의 심의 보류 결정 이후 현장 소위원회를 열고 현장 답사 등을 통해 한옥호텔 건축 계획안에 대한 수정을 요구했다. 호텔신라는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새 계획안을 시에 제출했다.
새 계획안에 따르면 한양도성과의 이격거리는 현재 9m에서 29.9m로 넓어진다. 호텔신라는 사업구역 외에 장충체육관 인근 노후 건물 밀집지역을 매입한 뒤 정비해 도성 주변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담았다.

공공기여 부문도 강화됐다. 호텔신라는 애초 제안했던 부지(4000㎡) 기부채납과 지하주차장 건립, 공원(7169㎡) 조성 외에 도성탐방로 야간 조명과 폐쇄회로(CC)TV 설치, 대형버스 18대를 세울 수 있는 지하주차장 조성 계획 등을 추가했다.
또 한옥호텔의 공공재적 성격을 유지하면서 한옥의 정취를 표현하기 위해 기단부 이상의 목구조 계획과 한식 기와지붕, 전통 조경 요소 등을 계획안에 담았다. 교통 혼잡 문제를 막기 위해 호텔 차량 진·출입구는 1개로 줄이기로 했다.
이제원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서울 최초의 도심형 한국전통호텔이 건립되면 차별화된 관광숙박시설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주변 환경 개선을 통해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