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은 tvN 장르물의 격을 높였다는 평을 받으며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 중이다. 지난 5일 방송분은 11.120%(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10%의 벽도 뚫어버렸다. 드라마 전개가 중후반부로 갈수록 어느정도 예측이 되기 마련이지만, '시그널'은 끝까지 결말을 알 수 없게 만들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시그널'은 이미 드라마 그 이상의 효과를 냈다.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재구성한 극 중 미제 사건들은 높은 감정이입으로 시청자들을 울리기도, 분노케 하기도 했다. 방송 후 실제 사건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재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여기에 디테일한 연출로 유명한 김원석PD가 메가폰을 잡아, 더욱 짜임새 있는 그림이 나왔다. 김PD는 '시그널' 연출을 확정 짓고 약 3개월 간 연구기간을 거쳤고, 철저한 고증을 밑바탕에 깔았다. 탄탄한 스토리에 완성도를 중요시하는 제작진이 만났으니 흥행작의 탄생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시청자들은 종영을 앞두고 시즌2를 제작해달라는 목소리를 내며 아쉬움을 표하고 있는 중이다. 김원석PD 역시 종영을 앞두고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며 "시즌2를 한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그널'은 주연배우 뿐 아니라 악역까지도 긴장감을 준다.
"일단 작가님과 캐릭터에 대해 상의할 때 주안점을 두는 것은 매력있는 악역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건 아마도 다른 연출자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매력을 어디에다 두느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장현성이 연기하는 악역이 시청자들을 자극하고 있는데.
"남다른 사연을 가진 악역이 매력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연 없이 '그냥' 나쁜 캐릭터도 매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생'의 성대리나 '시그널'의 장현성씨의 경우가 그 예다. 장현성씨가 보여주고 있는 악역은 요컨대 수가 낮은 악역이다. 이런 악역들은 매우 악하고 뻔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캐릭터로 표현되어야 한다.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이런 점이 현실성이 있다고 느끼지 않을까. '내 주변에도 저런 사람 있어'라고 느껴야 한다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붕괴 장면이 힘들었다고 들었다. 이 장면을 위해 애쓴 부분이 있나.
"촬영의 난이도도 높았고, CG등 후반작업도 힘들었다. 무엇보다 무척 추웠다. 스태프들이 정말 많이 고생했지만, 고생한만큼 잘 나와서 다행이다. 또 주인공 캐릭터를 중간에 죽여서까지 말하려고 했던 ‘무전의 위험성’과 김혜수-이제훈 간의 동료애가 잘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배우 조진웅씨가 한 말이 있다. '시그널의 스태프들은 모두 현장에서 연기자와 함께 연기하고 있다'고. 연기자가 더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미리 그 캐릭터가 되어서 움직였던 스태프들이 정말 고생 많았다. 또 그 스태프들의 노고를 알아주고 다시 못볼 연기로 화답을 한 연기자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시그널’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맙고 자랑스럽다는 말 외에 더 할말이 있을까. 우리나라 드라마 시상식엔 스태프에 대한 시상이 없다. 촬영상조차 없다. 하루빨리 이런 부분들이 시정 돼서 스태프들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