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전설적인 공격수 티에리 앙리(38)가 아스널의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66) 감독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9일(한국시간) KC스타디움에서 치러진 헐시티와의 2015-2016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컵 16강 재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뒀음에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일부 아스널팬들이 벵거 감독의 퇴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르센,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 고맙지만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야‘라는 문구로 감독 교체를 주장했다.
이에 벵거 감독은 “신경쓰지 않는다. 언제나 같은 내용이기 때문이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그의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날로 거세지고 있다.
벵거 감독의 후임까지 거론되기 시작했다. 영국 ‘메르토’는 “티에리 앙리가 아르센 벵거의 완벽한 대체자인 6가지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차기 아스널 감독으로 앙리를 강력하게 추천했다.
1. 아스널을 잘 알고 있다.
잘 알다시피 앙리는 아스널에서 전성기를 보낸 선수다. 지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아스널에서 뛰며 리그 우승은 물론 각 종 컵대회의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패트릭 비에이라(39), 데니스 베르캄프(46), 솔 캠벨(41), 애슐리 콜(35), 로베르토 피레스(43) 등과 황금세대를 구축하며 03-04 시즌 무패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아스널의 황금기를 함께한 앙리의 존재는 아스널이 새로운 시작을 하는데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검증된 승자
선수로서의 성공이 감독으로서의 성공까지 보장하진 않는다. 그러나 앙리의 화려한 경력이 아스널에 피해를 끼치진 않을 것이다.
앙리는 아스널과 바르셀로나를 거치며 EPL 우승 1회, FA컵 우승 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를 경험했으며, 지난 1998년에는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수상 경력으로 볼 때, 앙리는 승리하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임이 분명하다.
3. 최고 감독들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앙리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양한 빅클럽에서 많은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최고의 감독들을 만났고, 선수단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세리에A 유벤투스에서는 카를로 안첼로티(56)의 지도를 받았으며, 아스널로 건너와서는 벵거 감독의 밑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현재 벵거 감독이 사퇴 압력에 시달리고는 있지만 그가 훌륭한 감독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현재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는 펩 과르디올라(45)와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바르셀로나에 몸담은 바 있는 앙리는 펩의 지도하에 현대 축구를 직접 체험한 바 있다.
만약 앙리가 세 감독의 철학을 융합할 수 있다면, 아스널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인품
앙리가 감독직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을 때,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는 감독이 되기에 어울리는 인품을 가지고 있다.
앙리는 아스널 시절 항상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했으며, 동료들에게 많은 요구를 했다. 이러한 모습으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아스널 주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조세 무리뉴(52)와 같은 자부심과 준수한 말솜씨까지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능력으로 선수들에게 쏟아지는 세간의 관심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5. 아스널의 문제를 이미 알고 있다.
벵거 감독의 가장 큰 문제는 변화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현재 아스널의 문제를 모르고 있는 건지, 알면서도 무시하는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느 경우든 간에 그가 물러나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반면 앙리는 현재 아스널을 정확히 분석하고 있다. 아스널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3-2로 패배했을 당시에도 아스널을 맹령히 비판한 바 있으며, 그가 내놓은 비판 많은 공감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앙리가 이러한 생각응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아스널의 나약한 정신력을 해결할 수는 있을 것이며 두려워하지도 않을 것이다.
6. 유소년 팀과의 관계
앙리는 이미 아스널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아스널 18세 이하 유소년 팀 코치로 지도자 경험을 쌓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경험은 그가 아스널의 감독으로 부임할 경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 앙리의 영향을 받은 선수도 있다. 아스널의 ‘신성’ 엘릭스 이워비(19)는 “내 골은 앙리 덕분이다, 경기 전 그가 건네준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라며 앙리의 지도력에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앙리 역시 아스널 감독직에 욕심이 있다. 그는 지난 해 인터뷰를 통해 “아스널 감독이 되는 것은 내 꿈이다”라며 공개적으로 밝혔다. 당시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며 덧붙이기도 했지만 앙리의 꿈은 그리 멀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