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의 래퍼 도전으로 이루어질 Mnet '쇼미더머니5'와 MBC '무한도전'의 즐거운 결합이 두 프로그램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기대를 안기고 있다. '결합'이라고는 하지만, 두 프로그램, 또는 두 방송사가 공식적인 전략 제휴를 맺은것은 아니다. '무한도전'의 정준하가 '미션'의 형태로서 다른 수천명의 지원자처럼 '쇼미더머니5'에 참가 지원을 한것이고, '쇼미더머니5'측은 정준하라고 해서 특혜를 주거나 고의적으로 가혹할 의사 없이 그저 '한 명의 참가자'로 여기고 있을 뿐이다. 물론 양쪽 모두 그 사이에서 베어나오는 '윈윈' 효과를 '호재'로 여기고 있음은 분명하다.
타 방송국을 거론할때면 마치 금기어 처럼 '이니셜'로만 말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국민 예능'과 '핫한 예능'의 즐거운 공생 관계까지 가능해진 방송계. '쇼미더머니5'의 Mnet 한동철 국장과 대화를 나눴다.
- 정준하의 '쇼미더머니5' 참가, 뒷 이야기가 있나. "시청자들이 아시는 그대로다. 정준하씨는 '무한도전'에서 어떤 '미션'의 형태로 우리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것이고, 우리로서는 정당하게 참가한 지원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단 우리는 철저하게 우리 룰대로, 원칙대로 정준하 참가자를 대하면 되는 문제다."
- 기본적인 협조 요청은 있었을 텐데. "김태호 PD가 내게 직접 전화했다. 한번도 만나뵌 적 없는 분인데, 매우 정중하게 1차 예선 촬영에 대해 협조 요청을 했다. 김 PD님이 요청한 협조 수준이 매우 상식적인 선이어서, 거절 할 이유도 없었고, 충분하게 협조를 해드렸다."
- 아무래도 타 방송국인데, 정준하게 1차를 넘어 계속 순위가 올라간다면. "올라가면 올라가는 것 아니겠나 (웃음). 심지어 우승을 할 수도 있다. 우리가 그것을 말릴 수는 없지 않나. 그렇게 되면 '무한도전'측에서는 계속해서 촬영이 필요할 것이고, 그때마다 협조 요청이 들어오면 우리 프로그램에 큰 지장이 없는 선에서 얼마든지 도와드릴 예정이다."
- '래퍼 정준하'를 어떻게 보는지. "먼저 말씀드릴 것은, '쇼미더머니5'의 프로듀서들이 가진 심사기준이 '랩 선수'를 뽑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랩을 가장 잘 하는 사람'을 1등으로해서 1000등까지 줄을 세우는 과정이 아니라는 말씀이다. 프로듀서마다 선호하는 랩 스타일이 있고, 자신이 프로듀싱해 보고 싶은 참가자를 뽑는 시스템이다. 또한 제작진은 전적으로 그 프로듀서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다만 '쇼미더머니5' 제작진이 아닌 개인적으로 '래퍼 정준하'를 평가해 본다면 그는 매우 수준급의 래퍼다. 노래든 랩이든, 그림이나 시도 마찬가지지만, 일단 자신의 생각, 가치관을 남에게 '전달'하는 과정 아닌가. 그 딜리버리(전달력)에 있어서는 정준하가 정상 수준이라고 본다. 물론 랩스킬이나 작사 능력과 같은 것은 그것만 꾸준히 파 온 친구들 보다는 달릴 수 있겠지만, 전달력 만큼은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만약 '전달력'을 중요시하는 프로듀서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 그가 가진 인지도도 실력의 일부라고 볼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예를들어 아무리 유명한 이정재·전지현같은 분이 참가하셔도, (웃음) 랩을 할 때 발음이나 감정 전달이 좋지 않으면 우린 '무슨말이야?'라고 하게되지 않을까. 정준하씨는 뮤지컬과 연극에서 경력을 쌓았고, 성량이 풍부하다. 랩하는 걸 앞에서 듣고 있으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앞에 있는 사람이 느끼게 하는' 능력이 출중함을 느낄 수 있다."
- 정준하 외에도 깜짝 놀랄 만한 출연자를 기대해도 좋을까. "많다. 작년에는 블랙넛처럼 인디 쪽에서 명성을 쌓아온 실력자들이 주목을 받았는데, 올해도 그런 친구들 상당히 많이 참가했다. 또한 각계 특이한 이력을 가졌거나 이름을 알렸던 분들이 많이 등장할 예정이다."
- Mnet 촬영장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들어가 응원하는 모습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인가. "물론이다. 지장이 없으면 얼마든지 용의가 있다. 다만 그것은 상대가 '무한도전'이어서 그런게 아니고, 다른 프로그램도 얼마든지 도와드릴 수 있다. '마마'도 그렇지 않나. Mnet에서 진행하지만 타 방송국이나 언론사에서도 취재 요청을 해 오시면 협조해 드린다. 비슷한 문제다."
- 국장으로서 방송국간의 경계가 없어지는 현상에 대한 생각은. "'무한도전'은 리얼버라이티 아닌가. 정준하씨가 '무한도전'의 짜여진 대본으로써 '쇼미더머니5'에 나오시는 것도 아니고, '리얼'중에 기획된 내용 그대로 참가 지원을 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쇼미더머니5'가 조금이라도 더 거론되고, 재미가 나온다면, 즐거운 일 아니겠나. 그러한 결합, 콜라보에는 도무지 '단점'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해진 절차 (협조 요청·상식적인 협조)만 전제된다면 누구나 득을 보는 문제이니까. 시청자의 '볼 권리'도 충족시켜드리면서 독특한 재미까지 드릴 수 있으니까."
- 개인적으로 '무한도전', 정준하에게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쇼미더머니'가 어느덧 시즌5까지 왔지만 힙합이라는 장르가 아직까지 '대중적'이라고 할수는 없지 않나. 그런데 온국민이 보는 '국민 예능'에서 힙합을 다루어 주는건 매우 감사드릴 일이다. 이를 계기로 힙합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가 조금 더 좋아지고, 그 저변도 더욱 넓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