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스코어 1-1, 3세트 13-13의 팽팽한 상황. 현대캐피탈 문성민의 연타 후위 공격을 OK저축은행 곽명우가 받아 올렸다. 높게 떠오른 공은 네트를 넘어 현대캐피탈 코트로 넘어가는 듯 했다. 이때 신영석이 두 팔을 쭉 뻗어 공을 OK저축은행 코트로 밀어넣었다. 현대캐피탈의 득점이 인정되는 상황. 그런데 OK저축은행 선수들이 일제히 신영석의 오버네트 범실을 지적했다. 김세진 감독 역시 오버네트 범실에 대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양진웅 경기감독관은 한참을 판독한 끝에 신영석의 플레이를 오버네트 범실로 보고 오심을 선언했다. 그러자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강하게 항의하며, 규칙 적용에 대한 재심을 요청했다. 양진웅 감독관은 심판의 판정은 재심 요청 사항이 아니라며 기각했다. 그러나 이때 최 감독의 한 수가 나왔다. 그는 신영석의 플레이가 '오버 네트'가 아닌 '블로킹'으로 봐야한다며 규칙 재적용을 요구했다. 심판의 판정이 아닌,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재심 요청에 따라 김건태 심판위원장이 감독관석에 자리했고, 논의에 들어갔다. 블로킹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가진 최 감독은 상록수체육관을 찾은 현대캐피탈 원정 팬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었다. 판정은 신영석의 '블로킹 성공'. 3세트 강한 추격으로 역전을 허용할 뻔 한 현대캐피탈은 최 감독의 규칙 적용에 대한 재심이라는 '한 수'로 리드를 되찾았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현대캐피탈은 3세트를 25-23으로 따내며 세트스코어 2-1로 앞서 나갔다. 그러자 OK저축은행이 자멸했다. 4세트 초반 범실 3개를 잇따라 기록하며 무너졌다. 현대캐피탈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5-2에서 오레올이 잇따라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더욱 벌렸다. 그리고 1~2차전 볼 수 없었던, 현대캐피탈의 '스피드배구'가 4세트 본격 발휘됐다. 오레올과 문성민 주포가 폭발했다. 문성민은 9-5에서 강력한 서브에이스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4세트를 따낸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3-1(23-25, 25-22, 25-23, 25-16)로 OK저축은행을 제압했다. 1~2차전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극적인 승리를 따내며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갔다. 주포 오레올은 26득점 속에 트리플크라운(블로킹·서브·후위 3개 이상)에 달성하며 부활을 알렸다. 문성민은 서브에이스 2개 포함 16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무릎 부상으로 경기 출장 자체가 불투명 했던 신영석은 블로킹 2개 포함 9점으로 투혼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