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조영구가 20년간 출연했던 SBS '한밤의 TV 연예'의 폐지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충주에서 맨 몸 하나로 상경한 조영구는 '한밤'과 함께 성장했다. 첫 인터뷰 상대였던 강수지와 대화를 나눌때는 식은땀을 흘렸다. 각종 사건 현장과 연예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고, 스타가 집에서 나오기만을 16시간동안 기다렸던적도 있었다. 소속사 사장의 차로 오인한 팬들이, 새로 산 자신의 차를 '박살'내기도 했고, 소중하게 촬영한 테이프를 빼앗겨 멱살을 잡고 싸운적도 있었다.
고초를 겪어내자 어느덧 수많은 MC들이 교체되는 가운데 '한밤'의 터줏대감이 되었고, 연예인들이 먼저 그를 찾았다. '조영구가 아니면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늘었고, 김태희는 "조영구씨와 인터뷰를 하니 내가 톱스타인 기분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애착을 넘어 인생을 걸었던 프로그램의 폐지. 조영구는 어떤 심경일까.
조영구는 24일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겠지만, 아무래도 슬프다"며 "한밤'이 남아있고 내가 하차한 것이었다면 모르겠는데, '한밤' 자체가 폐지되고 나니, 나 역시 역사 속으로 묻혀버린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년간의 활약에 대해 "쉽게 말해 목숨을 걸었다. 내 모든것을 다 해야 했다"고 말하며 "어제 (23일) '한밤'의 쫑파티가 있었는데, 연예인들의 쫑파티에 취재를 나간적은 있지만, '한밤'의 쫑파티에 내가 앉아있으려니 너무 괴롭더라. '고생했어', '수고했어'라는 말조차 듣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20년 살던 집이 없어졌고, 20년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했다. 매주 수요일 생방송인데, 다음주 수요일이 되면 더욱 이 쓸쓸함이 실감날 듯하다"고 말했다.
조영구는 또한 "연예정보 프로그램은 변화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드라마조차 '한밤'의 시청률을 따라올수 없었다. 이제는 연예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 아닌가"라며 "다만 내게는 '한밤'을 통해 얻은 20년간의 연예계 이야기와 지식이 있다. 가십거리를 따라가기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좋은 뒷이야기'를 조명할 수 있는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 활약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현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