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구단주가 태국 최대 면세점 킹파워 그룹의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58) 회장이기 때문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8일(한국시간) '태국인들이 여우와 사랑에 빠지는 방법'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태국에 부는 레스터 시티 열풍을 다뤘다. BBC는 "최근 들어 태국 일대에서 레스터 시티의 티저지를 구입하기 힘들어졌다. '완판'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구단주가 영국에 따로 주문을 요청할 정도다"고 전했다.
레스터 시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위(승점 66점)를 달리고 있다.
그동안 최하위권을 전전하던 레스터 시티는 2013~2014 시즌 잉글랜드 2부 리그인 챔피언십에서 1위를 차지해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했다. 이듬해 시즌 14위에 올라 잔류에 성공했고, 올 시즌에는 선두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가재는 게편.
태국의 킹파워 그룹이 소유한 레스터 시티가 연일 선전하자 태국 국민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열렬하게 응원하고 있다.
BBC는 "태국은 국가대표팀은 물론 내셔널리그 팀도 부진하고 무기력하다. 하지만 레스터 시티의 팬층은 증가하고 있고 인기 또한 실로 거대하다"고 보도했다.
특히 '빅게임'이 열리는 날에는 대형 스크린이 달린 맥주 가게가 구단의 상징색인 파란 물결로 넘실거린다. 리버풀이나 첼시처럼 원래 응원하던 팀을 갈아 타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자신을 축구팬이라고 밝힌 소라팟 스리판씨는 "나는 사실 리버풀의 팬이었지만, 올 시즌만큼은 레스터 시티가 우승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트북 배경화면을 인기 걸그룹이 아닌 레스터 시티와 관련된 사진으로 가득 채운 팬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는 것이 이 매체의 설명이다.
종교계도 나섰다. 일부 승려들은 레스터 시티의 몇몇 선수에게 염주나 부적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태국에는 레스터 시티의 우승을 위해 영국을 오가며 기도를 올리는 스님까지 생겨났다.
킹파워 그룹도 태국 내에서 레스터 시티의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빅매치'가 잡힌 날에는 방콕의 본사에서 맥주와 간단한 음식을 나눠준다. 또 구단주인 비차이 회장은 레스터 시티의 우승을 기원하기 위해 태국 사찰을 찾아 절을 올리고 있다.
BBC는 "레스터 시티의 놀라운 성적 상승이 태국 국민들을 감동시켰고, 자부심까지 느끼게 하고 있다"며 "이제 우승까지 남은 예닐곱 경기에 태국의 큰 관심이 쏠려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