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코프가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상대로 제소한 ‘음악저작물 사용승인거절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이겼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제3자로부터 신탁받아 관리하는 음악저작물에 관해 미디어스코프의 딩가 라디오에 대한 음악저작물 이용승인을 거절해서는 안 된다”고 30일 판결했다.
법원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저작권집중관리 단체로서 저작권자들의 권리를 보호·관리함과 동시에 음악저작물의 사용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음악문화 향상 발전에 기여한다는 공익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음악 저작물 사용승인을 거절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이용 승인 계약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받은 약관에 명시된 ‘고의 상습적인 저작권 침해, 타 이용자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경우, 이용료를 체납하는 경우 그리고 명백히 시장 질서를 해하는 경우’ 등 4가지인데 ‘딩가 라디오’는 이 중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원은 유니버셜뮤직과 소니뮤직, 워너뮤직, 로엔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음악 유통사들이 한음저협 편을 들어 신청한 보조참가 신청도 보조참가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며 기각했다.
지난 1월 론칭한 ‘딩가 라디오’는 출시 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음악 부문 1위를 달리던 인기 음악 앱이었다. 그런데 서비스 초기부터 카카오에 인수된 로엔과 유니버셜 뮤직 등 대기업 음악 유통사들이 딩가 라디오의 DJ 피드 기능을 문제 삼고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면서 구글 및 이동통신 앱스토어에 삭제를 요구하는 등 갈등을 빚어 왔다.
이에 ‘딩가 라디오’를 개발한 미디어스코프는 한음저협에 정상적인 이용 승인 계약을 요청하고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미디어스코프 금기훈 대표는 “저작권법 상 ‘디지털음성송신’에 해당하는 서비스는 음악 유통사들에 대해서는 보상금 지급 형태로 권리 처리를 하는 것인데, 충분한 법적 판단도 없이 무조건 앱을 삭제한 것은 신규 서비스 죽이기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딩가라디오’에 대한 갈등은 딩가 라디오 에서 이용자가 직접 편성표를 만들어 방송하는 기능에 대해 저작권법상 ‘전송’인지 ‘디지털음성송신’인지에 대한 다툼으로 사실상 저작권 사용료를 어떤 방식으로 낼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딩가 라디오’는 조만간 서비스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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