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병역을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에게 기대한다. 그동안 얼마나 발전했을지, 그리고 보다 성숙한 자세로 팬 앞에 어필할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2016년 페넌트레이스도 막을 올린다. 그 가운데 상무, 경찰 야구단에서 제대한 선수들은 물론 사회복무 소집해제 후 본격적으로 1군 활약을 기다리는 예비역들도 있다. 이미 시범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도 있고 좀 더 기량을 갈고 닦은 뒤 페넌트레이스에서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선수들도 많다.
지난해 신인왕 구자욱(삼성)은 상무에서 돌아와 116경기 타율 0.349 11홈런 57타점 17도루로 맹활약하며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5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구자욱 못지않은 뛰어난 잠재력의 예비역들이 개막을 기다린다.
▶ 퓨처스 폭격기, 이천웅의 강렬한 복귀
경찰청에서 ‘퓨처스리그 폭격기’ 노릇을 하던 외야수 이천웅(28, LG)은 LG 외야의 다크호스. 경찰청 복무 2년 간 매년 타율 0.370 이상을 기록하며 중장거리 타자로 각광받은 이천웅이다. 유승안 경찰청 감독은 “이병규(9번), 이진영(kt)의 후계자로 손색없는 뛰어난 타자”라고 칭찬했다.
그리고 이천웅은 개막 2경기 동안 예비역 선수들 가운데 가장 강렬한 위력을 뽐냈다. 1~2일 한화전에서 이천웅은 8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1일 한화전에서 어려운 공을 ‘무릎 앉아’ 비슷한 자세로 쳐서 홈런으로 연결, 환호성을 자아낸 이천웅이다. 다만 조명 때문에 타구 궤적을 잃어 자칫 타구에 맞아 크게 다칠 뻔 했다. 투수 출신이라 강견이 돋보이지만 낙구 지점 포착 능력 등은 좀 더 보완해야 한다.
▶ 강승호-성의준, LG-삼성 내야진의 ‘변수’
경찰청 출신 유격수 강승호(22, LG)의 4월 한 달은 굉장히 중요하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무릎 부상으로 그 자리를 메우게 된 것. 지난해 경찰청에서 94경기 타율 0.285 11홈런 64타점을 기록한 강승호는 시범경기에서 13경기 타율 0.250 3타점을 기록했다.
가끔 경험이 미숙한 수비를 펼치기도 했으나 성장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유격수다. 1~2일 한화와 2경기에서 강승호는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수비 면에서 리그 최고급 유격수로 발돋움한 오지환이 복귀할 때까지 강승호가 그 자리를 제대로 메울 경우 LG도 4월 한 달 간 경쟁력을 갖추고 다른 팀과 맞설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의 성의준(27)도 경찰 야구단 제대 후 괄목할 만한 성장세로 코칭스태프를 기쁘게 했다. 입대 전 수비에서 인정받았으나 타격이 아쉽다는 평을 받던 성의준. 그러나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14경기 타율 0.350 1홈런 6타점으로 활약했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맡을 수 있어 풀타임 백업 멤버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선수다. 성의준은 일단 1~2일 두산전에서 벤치 대기했다.
▶ 신재영-임찬규, ‘1군 무대 기다려’
아직 1군 엔트리에는 없지만 조만간 팬 앞에 공으로 인사할 경찰청 출신 투수들도 있다. 넥센 사이드암 신재영(29)도 경찰청 출신. 계투는 물론 선발로도 활약할 수 있을 정도로 한계 투구수를 끌어올린 신재영은 사이드암 특유의 무브먼트로 기대감을 높였다.
중간계투로 캠프를 치르다 선발 후보가 된 신재영은 시범경기에 5차례 등판, 2패를 떠안았으나 평균자책점은 3.75로 괜찮았다. 언더핸드 김대우(삼성)가 채태인과 1-1 트레이드로 떠나고 한현희가 팔꿈치 수술을 받아 전열 이탈한 가운데 신재영은 선발-계투가 모두 가능한 다목적 잠수함 투수로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신재영의 경찰청 동기이자 2011년 신인으로서 65경기 9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으로 맹활약했던 우완 임찬규(24, LG)도 주목해야 한다. 경찰청 입대 후 팔꿈치 수술로 긴 시간 재활에 매달렸던 임찬규는 시범경기 5경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아직 외국인 투수 한 명을 데려오지 못한 데다 허벅지 부상으로 아직 실전 등판하지 못한 봉중근의 공백으로 고민 중인 LG에 임찬규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밖에 경찰청 출신 김인태(두산), 이정담(SK), 최윤석(한화) 등도 1군 맹활약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진정한 남자이자 보다 성숙한 프로 선수로서 팬 기대에 부응하며 사랑받는 주축 선수로 자리잡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