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노진규가 암 투병 끝에 꽃다운 24세의 나이로 끝내 세상을 떠났다.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이자 노진규의 누나인 노선영(27·강원도청)은 4일 노진규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동생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노진규는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였다. 먼저 스케이트를 신은 누나 노선영을 따라 다니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그의 재능은 발군이었다.
2010년 주니어 세계선수권과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연달아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특히 2011년 1500m와 3000m 슈퍼파이널에서 종전 안현수가 보유하고 있던 세계기록(2003년)을 8년 만에 경신하기도 했다. 김동성(36)과 안현수(31·러시아명 빅토르 안)을 이을 '차세대 쇼트트랙 황제'로 각광받는 인재였다.
하지만 병마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2014 소치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훈련에 한창이던 2013년 9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가 끝난 뒤였다.
이때 어깨 통증으로 조직 검사를 받은 노진규는 자신의 몸에 종양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았다. 목전으로 다가온 올림픽 출전의 꿈을 위해 수술을 미뤘지만 2014년 1월 팔꿈치 골절 부상을 당하면서 올림픽이 불발됐다.
13cm 크기의 악성 종양을 제거하느라 왼쪽 견갑골을 드러내는 대수술이었지만 노진규는 병상에 누워서도 올림픽에 출전한 대표팀 동료들을 응원했다.
그는 "아직 젊으니까 평창을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겠다"며 재활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본인의 강한 의지 덕에 건강을 되찾고 있다는 소식이 빙상 관계자들 사이에서 간간히 흘러나왔다. 불과 몇 달 전, "진규가 자전거를 타더라"며 스케이트를 다시 신을 날을 기다리던 관계자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