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과 불펜 할 것 없이 제구력 기복을 보이며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30개의 볼넷을 내줬다. 경기당 평균 6개를 허용했다. 폭투도 9개로 가장 많다. 그런데 탈삼진 숫자 역시 1위에 올라있다. 7일까지 치른 5경기에서 47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단순 계산으로 경기당 9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탈삼진 숫자는 한화 마운드의 위력을 증명하는 수치일까.
김성근 한화 감독은 탈삼진 1위를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 그는 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넥센과 경기를 앞두고 "삼진을 잡으려는 투수는 필요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웃카운트를 잡는 투수가 필요하다"면서 "삼진을 잡아도 원아웃이고, 공 1개로 끝내도 원아웃이다. 투수들의 공 개수가 많다. 줄여야 한다"고 일침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한화 마운드는 시즌 초반 많은 공을 던지고 있다. 5경기에서 기록한 투구 수는 916개. 6경기를 치른 kt(1016개)에 이어 두 번째 많은 투구 수를 기록 중이다. 경기당 투구 수는 183개로 단연 1위다. 제구력에 난조를 보이며 볼을 많이 던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김 감독은 삼진을 많이 잡고 있는 것까지 함께 문제 삼았다.
삼진을 잡기 위해서는 최소 3개 이상의 공을 던져야 한다. 풀카운트 승부에 가게 되면 투구 수는 6개까지 늘어난다. 투구 수가 많아지면 투수는 마운드에서 오래 버티기 어렵다. 후유증은 한 경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많은 공을 던진 불펜 투수는 이튿날 연투에 부담을 갖게 된다. 감독 역시 기용에 망설여진다. 시즌 초반 선발진의 부진으로 '벌떼 마운드'를 운영하고 있는 김 감독에게 불펜 투수의 투구 수 증가는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김 감독은 초구 스트라이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공 개수가 줄어든다. 공 1개로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낸다면 최상의 시나리오 아닌가. 투수들은 아웃카운트를 어떻게 잡아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과 올해 우리 캠프에서 다른 점은 연투 없어졌다는 점이다"라며 "박정진 같은 경우 하루 투구를 하면 이틀 휴식을 줬다. 그러니 지금 하루 이상 투구를 못한다. 5일 공이 좋았는데, 6일은 좋지 않더라. 연투가 안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