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방송된 공사창립특별기획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14회에서는총상을 입고 해성병원으로 실려온 유시진(송중기)이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처럼 돌아와 또 ‘어려운 일을 해내는’ 장면이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 유시진 앞에 나타난 안정준 상위(지승현)는 다짜고짜 밑도 끝도 없이 자신을 북한으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순간 갑자기 나타난 검정색 승합차에서 무장 괴한들이 나타나 총격전을 벌였고, 유시진은 이들을 가로막다가 총을 맞고 쓰러졌다.
심정지 상태까지 몰린 유시진은 강모연(송혜교)의 애절한 심폐소생술에 의식을 되찾고 몸까지 일으키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도 모자라 정신을 차리자마자 안정준의 생사부터 확인하는 투철한 워커홀릭의 면모를 드러냈다. 이심전심이었는지 안정준 역시 총상을 당했음에도 불구, 하자애(서정연)를 인질로 흉기를 휘두르다가 과도한 출혈로 쇼크에 빠져 간신히 진압됐다.
목숨을 건진 안정준은 취조에도 입을 다물어 버렸고, 그의 몸에서 발견된 SD칩이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유일한 열쇠였다. 이를 미끼로 유시진은 도청이 되지 않는 방으로 안정준을 불러내 SD칩을 안정준에게 돌려주고 안정준의 대답을 기다렸다. 안정준은 “공화국의 반역자를 처단하고 배후를 밝히는게 임무였다”라며 더 이상의 대답을 하지 않았고, 유시진은 “당신을 데려오려고 보위부 최부장이 오고 있다. 내일 아침이면 신병이 인도될 것”이라고 안정준을 궁지로 밀어붙였다.
이는 보위부 최부장이 꾸민 음모에 안정준이 걸려든 것이었다. 유시진은 안정준을 돕기 위해 그를 ‘죽지 않을 정도’로 저격하고, 안정준으로부터 SD칩의 암호도 제공받게 됐다. 최부장의 음모는 실패로 돌아갔고,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았던 안정준 또한 북으로 송환돼 생사를 알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 모든 일은 강모연을 따돌리고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퇴근 후 병실로 찾아온 강모연은 자신에게 사과하는 송중기에게 “다른 연인들은 소소한 것에서 고마움을 느끼지만, 우리는 살려줘서 고맙다고 한다”며 “나한테 미안하면 다시는 피투성이가 돼서 나타나지 마라”고 부탁했다.
유시진은 “친구의 생사를 모르는 밤이다. 기분이 별로니 야단치지 말고 위로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농담이 아닌 진담으로 말했고, 강모연 역시 “당신의 여자친구는 당신을 걱정하고 있다”고 진담으로 대답했다. 이들의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는 못다 본 영화를 마저 보고, 한 침대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자는 것으로 평범하게 정리됐다.
유시진은 이처럼 드라마 속에서 상식 밖의 일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수행해야 하는 임무였다. 임무를 마치는데서 오는 성취감이 유시진의 마음 속 공허함을 채울 수는 없었다. 앞서 아구스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죽이면서 유시진이 흘렸던 눈물, 그것은 그의 공허함을 대변하고 있다. 비상식적인 일들이 너무나 한꺼번에 일어나고, 그 전개 속도도 쉴새없이 무척이나 빨랐다. 대위 유시진이 아닌 인간 유시진이 한번쯤은 지칠 때가 온 것이다. 유시진의 지친 마음에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