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 ↑ 경제 효과 3조원 ↑ ◆ '중기앓이'부터 스캔들까지 ◆ 차트 휩쓴 전무후무 기록
태양이 사라졌다.
신드롬을 일으키며 사랑을 받은 KBS 2TV 수목극 '태양의 후예'가 14일 막을 내렸다.
'태양의 후예'는 송중기부터 유행어, 삽입곡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화제의 중심이었다.
전역과 함께 다시 군복을 입은 송중기는 나라를 지키더니 이제는 여심을 지키고 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국내 뿐만 해외에서도 '초집중' 대상이었다. 송혜교와 프로모션차 홍콩을 갔고 일정 내내 파파라치에 시달려야만 했다. 송중기는 일주일마다 1억원이 올라가는 CF 몸값으로 벌써 계약한 것만 10여개. 이 정도라면 한 달 안으로 '송중기의 하루'를 써내릴 수 있을 정도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진구와 김지원도 재조명받았다. '올인' 이병헌 아역 이후 이렇다 할 출세작이 없었던 진구는 이번 활동으로 데뷔 후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지원도 마찬가지. '상속자들' 김은숙 작가의 눈에 띈 후 연이어 출연, 어느덧 '김은숙의 여자'라는 닉네임까지 달았다. 두 사람은 커플 화보 및 광고로 드라마 속 '케미스트리'를 이어가고 있다.
논란도 있었지만 크게 의식할 문제는 아니었다. 극중 진구가 욕을 하는 장면이 여과없이 전파를 탔다. 작은 욕에도 민감한 시청자지만 오히려 '상황에 어울리는 욕이었다'고 두둔했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열애설에 휩싸였다. 미국서 데이트를 즐겼다는 말이 돌았지만 확인 결과 여러명과 함께한 자리. 결국 드라마의 인기에 대한 유명세였다.
O.S.T 인기는 드라마를 능가했다. 다비치·엑소 첸·케이윌·린·엠씨더맥스·김준수까지 이들이 부른 곡은 나왔다하면 음원차트 1위였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에서 1위부터 7위까지 줄을 세우는 등 기존 가수들이 컴백을 미루려고 할 만큼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이제 '태양'은 사라졌다. '태양'이 지기까지의 찬란했던 영광을 방송·광고·음악 전문가들에게 평가받았다.
◇ 제작사 NEW 김우택 총괄 대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신드롬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초기 기획부터 제작, 방영까지 삼박자가 맞물려 이뤄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NEW의 첫 드라마인 '태양의 후예'는 그동안 쌓아온 영화사업부의 노하우와 중국 네트워크, 그리고 자회사인 콘텐츠 판다와 뮤직앤뉴의 인프라를 모두 모아 산업의 지평을 확대한 사례로 볼 수 있다."
◇ KBS 유종선 프로듀서 "드라마가 사랑받을 거란 확신을 가지고 제작에 들어갔지만 세계적으로 신드롬까지 일으키며 사랑받을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전 제작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사전 제작의 좋은 선례를 남긴 것 같아 뿌듯하다."
◇ 음악평론가 강태규 "아무래도 사전 제작이 O.S.T에도 영향을 미쳤다. 원래 드라마 대본을 본 후 어울리는 장면에 맞는 음악을 삽입한다. 일부에서는 촬영본을 두고 그때그때 음악을 편집, 수정하는데 국내 드라마 특성상 생방송으로 촬영이 진행돼 음악 작업 시간이 빠듯했다. '태양의 후예'는 편집본까지 마친 드라마에 맞는 음악을 넣는 여유로운 작업이 가능했다. 또한 배우들의 호연이 드라마 음악과 시너지를 내며 '보고 듣는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 광고 에이전트 윤설희 "드라마 최대 수혜자인 송중기의 몸값은 상상 이상이다. 일주일만에 광고료가 1억원이 올랐다는 말은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현재 온에어된 광고만 7개이며 도장을 찍고 촬영 중인 것도 5개 이상이다. 또 조율 중인 것을 합치면 20여개 넘는다. 몸값도 몸값이지만 광고군이 겹쳐 못 찍을 정도로 많이 몰리고 있다. 또한 진구와 김지원 등의 커플 광고도 눈에 띈다. 아무래도 드라마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 광고계까지 그 영향이 고스란히 넘어왔다."
◇ 음원사이트 멜론 관계자 "O.S.T 인기로만 보면 '별에서 온 그대' 이상이다.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노래는 계속 화제를 끌 것으로 보인다. 보통 드라마가 끝나도 한 달여는 음원사이트에서 인기를 끄는데 '태양의 후예'는 두달 정도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전략적 발매다. 드라마가 끝나는 주까지 총 10팀의 아티스트들이 출동했다. 모두 인지도가 높은 가수고 가창력으로 뛰어난 가수들이기에 인기가 좋을 수 밖에 없었다."
◇ 제일기획 관계자 "'별에서 온 그대' 경제 효과가 3조원이었다. '태양의 후예'는 그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이미 20개국 이상 판권이 팔려 엄청난 수익을 냈고 그 외 부가가치 사업에 대한 금액도 상당하다. 또한 간접광고(PPL)를 한 아모레퍼시픽과 KT&G, 현대차 등도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제작사 NEW는 첫 방영 전인 2월 23일 1만 550원(종가 기준)이었던 주가가 1만 2450원(14일 종가)으로 20% 가까이 올랐다."
◇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원순우 대표 "'태양의 후예'는 방송 후 7주 연속 드라마 부문 TV 화제성 1위를 기록했다. 중요한 것은 1위의 유지가 아니라 7주 대부분 상승 곡선을 나타낸 몇 안 되는 드라마라는 점이다. 기존에 높은 화제성을 기록한 '응답하라 1988'과 '용팔이' '그녀는 예뻤다'와 비교해보면 그 위력을 엿볼 수 있다. 대부분 드라마의 경우 초반과 중간 최고 기록한 후 후반으로 갈수록 화제성 그래프가 꺾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태양의 후예'의 경우는 단 한 번의 내리막 없는 곡선을 보였다. 이렇게 상승이 지속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으나 가장 큰 것은 '고른 출연자의 화제성'이라 분석된다. 남녀 주연을 투톱으로 내세운 프로그램보다는 남녀 주연과 조연의 경계가 낮은 드라마일수록 화제성이 높고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시청률 30% 이상을 넘긴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넘겼다. 그 부분은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제작방식을 동원해서 만든 드라마가 드라마 제작하는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포기했던 시청률적인 부분을 이뤄냈다. 드라마 내적으로 보면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가 성공적이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상업적인 드라마를 재밌게 잘 만들어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