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마력을 가졌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 버텨내는 사람들에게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기 때문.
tvN '기억'은 자신이 알츠하이머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성민(박태석)이 기억을 잃어갈수록 가족에 대한 사랑을 깨달아 가는 드라마다. '기억'은 베테랑 중년 배우들이 무게 중심을 잡고 이끌어가기 때문에 완성도가 매우 높다. 경력과 연륜으로 연기력 구멍이 없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주인공 이성민의 연기력은 압도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디테일한 감정을 담아내는 촬영기법은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다. 알츠하이머 때문에 자신에게 오는 변화를 하나둘 느껴가는 이성민의 혼란스러움과 슬픔, 분노 등 다양한 감정들은 다양한 촬영 기법으로 시청자들에게 간접 체험의 기회를 준다. '기억'은 배우들의 연기력과 출중한 연출 기법으로 매회 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웃도는 시청률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기억' 박찬홍PD는 연출 기법 및 이성민의 연기력 등에 대해 소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억'이 주는 울림이 크다.
"요즘 시대는 물질적으로 풍요롭다 보니 나와 타인에 대한 성찰을 잊고 살게 된다. 그러다 극중 이성민(태석)처럼 알츠하이머를 진단받게 되거나 하는 등의 어떤 시련을 맞게 되면 그때서야 비로서 나를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잊고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가장 뿌리 깊은 곳에 박혀있던 기억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고통스러운 이때 사소한 행복들이 찾아오고, 그 기쁨과 환희는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게 느껴진다. 이건 차원이 다른 기쁨과 환희다."
-초반 취지대로 진행이 잘 되고 있는 것인가.
"드라마 '기억'을 통해 우리가 잊고 살고 있는 삶의 중요한 가치에 대해 시청자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드라마 초반에 얘기했던 취지들을 끝까지 전달하고자 계속 노력중이다."
-연출기법이 마치 알츠하이머를 간접체험하는 듯하다.
"사실 어떤 연출기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김지우 작가님이 써주시는 글이 정말 탁월하다. 상황별, 캐릭터별로 세밀하게 잘 표현되어 있어서 대본대로 연출을 하고 있을 뿐이다."
-CG나 후반작업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던데.
"후반작업 팀의 협업도 한몫하고 있다. 내가 주로 촬영장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그 팀들이 현장에 와서 자주 논의를 한다. 예를 들어 태석이 가족들과의 외식 장소를 잊고 거리에서 헤맬때나, 8화에서 법원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와 같이 알츠하이머 증상이 나올때는 촬영에서 1차적으로 표현하되 CG등 후반작업을 통해 더욱 태석의 감정을 혼란스럽게 표현해내고자 했다."
-연출 덕에 몰입도가 높아진다는 평이 많다.
"김지우 작가님의 완성도 높은 대본 작업, 배우들의 흠잡을데 없는 연기, 후반작업 팀과이 협업 등이 시너지가 나서 시청자들도 공감하고 같은 감정을 느끼는게 아닐까 싶다."
-이성민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이성민의 연기에 대해선 사실 더 할말이 없다. 농담 삼아 '아 나도 연기를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성민의 연기는 빛나고 있다.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려주고 있다. 예전에도 말한 바 있는데,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연출을 배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