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롯데마트의 사과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18일 롯데마트 기자회견장을 찾은 피해자 가족들은 "우리가 아닌 검찰에 사과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공동대표는 "유해성이 밝혀진 지 5년이 지난 뒤 검찰 조사를 눈앞에 둔 오늘에서야 사과하는 것이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며 "정작 피해자와 가족들은 오늘 이 자리가 있었는지 조차 몰랐다"고 울분을 토했다.
강 대표는 "과거 영국 옥시 본사까지 찾아갔지만 문전박대 받기 일쑤였다"며 "피해자들과 환경단체가 지난 겨울 전국을 다니고 검찰을 찾아가 항의하면서 여기까지 왔다"며 "그러나 그 과정에서 여러 가해 기업 중 피해자들을 만나러 온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가습기 살충제로 아내와 딸을 잃은 안성우 유가족 대표 역시 "오늘 공식 사과가 있다는 것을 연락받은 적이 없다"며 "우리가 아닌 기자들을 불러놓고 사과하는 것은 면피성 사과일 뿐이라며 다시 공개사과 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늦장수사에 나선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검찰은 2012년 8월 피해자들의 고발을 접수하고 3년간 허송세월을 보냈다"며 "그런 만큼 사건 피해를 제대로 밝히고 가해 제조사를 철저하게 파헤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