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는 베테랑 중년 배우들이 전면에 나선다. 덕분에 시청자들이 전달 받는 감정과 몰입도가 크다. 섬세한 눈빛과 미세한 근육 떨림까지 연기력에 총동원되는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며 호평을 받는 중이다.
'기억'은 자신이 알츠하이머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성민(박태석)이 기억을 잃어갈수록 가족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 모습을 통해 울림을 준다. 알츠하이머 때문에 자신에게 오는 변화를 하나둘 느껴가는 이성민의 혼란스러움과 슬픔, 분노 등 다양한 감정들은 다양한 촬영 기법으로 시청자들에게 간접 체험의 기회를 준다. '기억'은 배우들의 연기력과 출중한 연출 기법으로 매회 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웃도는 시청률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일단 연기력이 뒷받침 되니 촬영이 순조롭다. '기억' 윤현기PD는 일간스포츠에 "누구하나 연기를 못하는 배우들이 없다보니, 현장에서 리허설이 바로 OK컷(본방송에 전파를 타는 장면)이 되는 경우가 정말 많다. 보통은 리허설을 하고 촬영을 여러번 하기 마련인데, '기억'은 리허설 자체가 훌륭해서 감독님이 바로 OK 하시고 그게 본방송의 장면이 될 때가 많다"고 소개했다.
연출의 박찬홍PD도 극의 무게중심을 잡고 있는 이성민의 연기력에 대해 "이성민의 연기에 대해선 사실 더 할 말이 없다"며 "농담 삼아 '아 나도 연기를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성민의 연기는 빛나고 있다.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려주고 있다. 예전에도 말한 바 있는데,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연출을 배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원만하게 촬영이 진행되다보니 촬영장 분위기도 좋다. 윤PD는 "촬영장에서 가장 분위기 메이커는 이성민이다. 촬영장 스틸 봐도 이성민이 이준호, 윤소희와 장난 치고 있는 가장 많다"며 웃었다.
박찬홍PD와 마음이 맞는 배우들 간의 호흡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기억' 이세희PD는 "박찬홍 감독님께서 방송 관계자든 그냥 지나가던 스태프의 지인이든 누군가 방문을 하면 전체 촬영을 중단 시키고 소개를 해주시고 박수로 맞아준다"며 "최근에도 연출진 친구 중에 한 명이 일산에 놀러온 김에 세트장에 음료수를 사들고 왔는데, 박찬홍 감독님께서 촬영 멈추시고 소개했다. '여자친구 있냐', '결혼 언제 하냐' 등을 물으시며 재미있게 해줬다. 촬영장에 오면 그게 누구든 응원차 오시는거니 감사한 마음에 그러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억' 촬영장에는 거의 매일 '손님'이 찾아온다. 응원을 보내는 팬들 및 지인들 덕에 매일이 잔칫날 같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 이PD는 "일산 세트장에서 촬영 있는 날은 여기저기서 보낸 선물이나, 밥차, 커피차가 자주 와서 늘 북적인다. 파티같은 분위기 속에서 촬영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