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tvN '디어 마이 프렌즈'를 통해 모였다. 한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감동을 안기는 그림이었다. 신구, 김영옥, 김혜자, 나문희, 주현, 윤여정, 박원숙, 고두심, 고현정 등 평균나이 75세의 대배우들이 모여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다는 점은 매력적인 요소다. 인생의 생로병사 중 '병사'가 최대 고민인 노년의 삶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어른들의 삶이기도 해 관심이 쏠린다.
5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디어 마이 프렌즈' 제작 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 현장은 그 어느때보다 큰 박수와 웃음이 터져나왔다. 굳이 잘 보이려 애쓰지 않는 여유로운 배우들의 모습은 물론이고 '질문이 뭐였더라'라며 머리를 긁적이는 모습에서 인간미가 철철 흘러 넘쳤다. 이들은 "젊은 시절부터 함께 연기를 해온 배우들을 이렇게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좋다"며 시종일관 미소를 지었다.
'디어 마이 프렌드'가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고현정이 3년 만에 복귀하는 작품이라는 것, 그리고 노희경 작가가 집필했다는 점이다. 걸출한 작품을 써온 노희경 작가는 '디어 마이 프렌드'를 통해 노년의 삶에 주목한다. 노 작가는 젊은 세대들의 공감 요소에 대해 "타깃에 대한 고민도 했다. 관찰의 부재가 불통을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시니어를 관찰하다 보면은 소통이 될것이라고 생각했다. 굳이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넣지 않아도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젊은 세대들도 충분히 애틋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에 오랜만에 복귀하는 고현정은 "의미있고 뜻 깊은 작품이라서 힘든 것도 모르겠다. 선생님들이 정말 좋아서 난 인사 잘하고 귀여움만 떨면 된다"며 웃은 뒤 "선생님들에게 배울 것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드라마가 주는 울림에 대해서는 "흔히 어른들을 꼰대라고 부르지 않나. 그러나 이 작품을 하면서 꼰대라고 부르는 어른들에게 젊은 이들이 스스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멋진 꼰대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출연 배우들은 '디어 마이 프렌즈'에 대해 모두 큰 애착을 보이고 있었다. 김혜자는 "볼수록 특이하고 좋은 작품이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연기자들을 보니 애틋하고 좋다"고 밝혔다. 윤여정도 "촬영할 때 다들 만나면 울컥하고 좀 이상하다. 연기보다는 같이 생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렸을 때 만나서 이렇게 늙었다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고, 고두심은 "몸빼만 입었던 엄마가 아니라 젊은 시절의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것 같아 행복하다"며 웃었다. 오는 13일 첫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