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 속 작은 돌맹이를 던진 듯 잔잔한 울림을 준 '기억'이 떠나갔다. '기억'은 끝났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발견한 신예가 있다면 윤소희다.
윤소희는 지난 7일 종영한 tvN '기억'에서 이성민의 비서로 출연해 알츠하이머를 겪는 이성민을 묵묵히 돕는 역할로 출연했다. 예쁜 외모에 완벽한 몸매인 윤소희는 시크하지만 정이 많은 캐릭터를 열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윤소희는 2013년 '칼과 꽃'으로 데뷔, 올해 4년차지만 본격적인 주연은 '기억'이 처음이다. 1회부터 최종화까지 계속해서 얼굴을 드러내며 윤소희라는 얼굴과 이름을 알린 것이다. 윤소희는 '기억'의 깊이와 취지만큼이나 소중한 작품으로 남았다.
윤소희를 최근 일간스포츠에서 만났다. 드라마 속 커리어우먼룩의 정석을 보여주며 완벽한 비율을 선보였던 윤소희는 인터뷰에서 역시 잘록한 허리를 강조한 의상으로 시선을 끌었다. 윤소희는 인터뷰 내내 이성민과 '기억' 스태프들의 노고를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억'이 종영했다. 본인에게 어떤 작품인가.
"이때까지 작품을 들어갈 때 큰 부담을 느꼈다. 그런데 '기억'에서 느꼈던 것과는 비교불가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여러모로 연기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끝나고 나서 여운이 진하게 남았던 것도 처음이다. 종영 소감 영상을 찍는데도 눈물을 너무 흘려서 다시 찍을 정도로 아쉬웠다. 선배님들이 정말 좋고 감독님, 스태프들도 최고였다. 다들 좋고 예뻐해줘서 배운 것도 많고 느낀 것도 많았다."
-진심이 절절히 느껴진다. 무엇이 이토록 소중한 기억으로 남게 했나.
"감독님이 처음부터 정말 예뻐해줬다. 처음에는 감독님께 많이 혼났다. 감독님 작품 하면 살이 쪽쪽 빠진다고 들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예뻐해주셔서 감사했다. 선배님들도 정말 최고다. 이성민 선배님은 내가 혼나고 나서 장면을 잘 끝내면 안아주기도 했다. 기죽지 말라고 조언도 해주셨다. 그런 현장의 따뜻함이 정말 좋았다. 이성민 선배님의 스케줄은 정말 빡빡했다. 4개월 동안 거의 못 자면서 촬영했는데 지치지도 않고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했다."
-이성민, 준호와 대부분의 신을 찍었다.
"처음부터 걱정을 했다. 남자 배우 두 명과 하는 것이니까 소외되는 것이
아닐까하고. 그런데 이성민이 너무 편하게 해줬다. 촬영 내내 셋이 밥을 먹었다. 정말 친해졌다. 이성민 선배님이 편하게 대해주고, 내가 어떻게 하든 다 받아줬다. 이성민 선배님과 호흡이 잘 맞았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후배들의 장점을 끌어내주는 분이다."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들었다.
"감독님이 워낙 베테랑이다 보니까 시간 지체 없이 카메라 앵글을 바로 계산해서 진행했다. 덕분에 하루에 1~2시간은 잘 수 있었다. 감독님 뿐 아니라 조명 감독님 등 모든 스태프들이 정말 좋았다. 이런 팀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준호와 러브라인을 이뤘다.
"나이 차이는 얼마 안나는데, 경력이 오래되서 그런지 어른스럽다. 준호오빠도 날 훨씬 더 어린 동생처럼 대했다. 항상 챙겨주고 이끌어줬다."
-키스신도 있었는데.
"걱정이 됐다. 정말 친한 사이다 보니 처음에는 민망했지만, 촬영에 임했다. 입술을 대는 정도로 촬영했는데, 감독님이 '키스 안해봤냐'며 컷을 외쳤다. 정말 멘붕이었다. 준호오빠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둘 다 멘붕이었는데, 결국은 준호 오빠가 '어떡하냐. 소희야 미안하다'라며 키스신을 찍었다. 둘 다 키스신을 찍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리얼한 키스신은 찍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닥치니까 과감하게 하게 됐던 것 같다."
-드라마 속 커리어우먼룩 등 의상도 이목을 끌었다.
"허리를 강조하는 의상을 주로 입었다. 어깨가 좀 있는 편이라서 허리를 강조해야 했다. 어깨가 좀 더 있으니까 허리도 잘록해보였던 것 같다. 의상 때문에 작품 시작하고 나서 살을 더 뺀 것도 있다."
-운동으로 몸매 관리를 하는 것인가.
"운동을 좋아한다. 그런데 오히려 이 작품 시작하고 근육을 좀 뺐다. 여리여리한 느낌을 줘야했기 때문이다. 촬영 끝나고 헬스장에 갔는데 트레이너 분들이 몸이 왜이렇게 얇아졌나고 하더라."
-'기억'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인생작이다. 연기를 생각하는 태도도 많이 바뀌고 배우로서 제대로 된 시작점이 된 것 같다. 따뜻한 현장과 조언들로 스스로도 좀 많이 달라진 것 같다."